"신도리코 아산공장 본관은 6백여명이 매일 이용하는 삶의 공간입니다.
그들에게 활력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것이 이 건물의 존재 목적이지요.
공간의 기능성도 좋아야 하고 외형도 위압적 요소를 없애 안정적인 모습으로
만드는데 주력했습니다"

절제와 겸양.실속을 건축철학으로 하는 건축가 민현식(한국종합예술학교
건축과 교수)씨는 신도리코 아산공장 본관에도 그의 소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주위환경과의 조화를 위해 높이를 낮춰 옆으로 길게 배치했어요. 사각형과
수평선의 규칙적 반복으로 전체 외형을 간결하게 처리했지요. 실내공간은 앞
뒤로 개방시켜 자연과의 접촉을 크게 높였습니다"

신도리코 아산공장 본관을 설계할때 가장 큰 애로는 건물 입지였다.

건물이 들어설 대지 형태가 협소하고 기형적이어서 고민이 많았다.

"근로자의 편의시설과 사무공간으로 이뤄진 본관건물은 공장과 진입로에
가까워야 했죠. 그래서 모양은 좋지 않았지만 현재의 터를 선택했습니다"

악조건의 대지때문에 오히려 민 교수는 도전의식이 생겼다.

무리없이 건물을 앉히기만 하면 더 큰 장점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경관훼손을 줄이기 위해 경사지를 계단식으로 다듬고 그대로 건물을 앉혔
습니다. 이로인해 결국은 휼륭한 조망권을 얻었고 근로자들의 구심점 역할도
하게 됐습니다"

민 교수는 서울대 건축과를 나와 기오헌건축(주)을 운영하면서 한국종합예술
학교 미술원 건축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의정부 성악교회, 신도리코 기숙사 등의 건축설계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