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의 평가능력이 아직 수준미달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평가회사들은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으로 나눠 분류했지만 실제 부도율
에선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과거 10년(89년~98년)간 투자등급으로 평가한
기업의 부도율은 무보증채인 경우 <>한국신용정보 4.64% <>한국신용평가
5.03% <>한국기업평가 6.61%로 조사됐다.

부도율이 6.61%라는 것은 평가기관이 평가한 1백건의 투자등급 사례중
6.6건이 부도났다는 의미다.

기업어음 부도율은 <>한신평 0.93% <>한신정 1.87% <>한기평 2.15%로
나왔다.

무보증채에 대해 투기등급으로 평가한 부도율을 보면 <>한신정 7.04%
<>한신평 8.06% <>한기평 11.86%로 나타났다.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의 부도율 차이가 2배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투기등급인 BB등급의 부도율이 투자등급인 BBB등급 부도율의 60%에
불과해 신용평가의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신용평기관인 무디스의 경우 투기등급인 BB등급의 부도율이 투자등급인
BBB등급 부도율의 6배에 달하고 있다.

S&P의 경우 4.8배에 이른다.

한신평 관계자는 "IMF 이전에는 채권발행자 위주의 시장이었기 때문에
등급인플레가 심했다"며 "현재 등급정상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를위해 수시평가등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경영진 면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업체들의 호응이 신통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정 관계자도 "불과 2년전만해도 투기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극히
제한돼 있었다"며 "신용평가회사의 평가능력을 따질만한 표본이 아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채권투자를 할 때 국내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를 활용하는 기관
투자가들은 이에대해 불만이 크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신뢰성에 의심이 가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보니 3개
기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그나마 IMF체제 이후 보수적인 평가가
많아진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시장은 현재 약 2백억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유동화증권발행
활성화 <>채권싯가평가제도 실시 <>은행여신건전성 재분류 등에 따라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신용평가 3사는 요즘 제휴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신정은 미국의 DCR와, 한기평은 피치IBCA와 각각 업무제휴를 맺었다.

한신평은 미국 무디스와 합작을 통해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