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셉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라는 공통가치를
바탕으로 21세기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김 대통령은 회담에서 최근 남북관계 및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설명
했으며,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에 지지를 표시했다.

양국간 경제협력 문제와 관련, 김 대통령은 필리핀 해군현대화사업에
대한 한국방위산업체의 참여와 부동산등기 전산화 사업에 대한 한국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에스트라 대통령은 필리핀산 바나나에 대한 관세 인하및 한국에서 일하는
필리핀 등 불법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벌칙금 완화 등에 사의를 표하고,
바나나 관세 추가인하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벌칙금 유예기간의 완화,
양국간 민항기 취항 등에 대한 협조를 부탁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필리핀 방문 초청을 받고 오는
11월 아세안정상회의때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김우중 대우, 이건희 삼성, 구본무 LG, 정몽헌 현대 회장 등의 순으로 4대
그룹 회장과 연쇄 면담을 갖고 양국간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각사 마다 20분씩 배정된 에스트라다 대통령과의 개별 면담에서 4대그룹
총수들은 한국 기업에 대한 필리핀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회장들은 각사가 현지에서 수행중인 사업에 대한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지원에 감사를 표시하고 필리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확충 사업 등과 관련해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다.

특히 현대와 삼성 등은 필리핀 정부가 아시아개발은행(ADB) 자금을 받아
추진중인 대규모 발전소 사업에 자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와 LG는 각각 자동차.버스 조립 공장, 가전제품 공장 등 현지에서
운영중인 사업장과 관련한 발전 방안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