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의 자사 프로그램 홍보가 상식을 넘어서고 있다.

뉴스에서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 PR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가 하면
토크쇼에 뉴스 앵커를 출연시켜 찬사 일색의 진행으로 "스타 만들기"에 나서
시청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KBS1 9시 뉴스는 일일극 "사람의 집"에 출연중인 최수종 채시라
커플이 극중 결혼식을 올렸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두 사람이 10년 가까이 단짝으로 연기 생활을 하면서 결혼에 이르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화제라는 설명이었다.

게다가 광고및 패션업계에서 상품화 가치가 큰 것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KBS는 애초 이 기사를 기자의 리포트까지 달아 비중있게 처리하려다 보도국
내부의 반발에 부딪히자 단신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음날인 7일 오전 "뉴스광장"과 9시 35분 뉴스에서는 기자 리포트가
딸린 1분20초짜리 기사로 연이어 처리했다.

보도국 관계자는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MBC도 6일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에서 오락물 "베스트 토요일"의 사이버
진행자인 "꽁실이"를 소개했다.

녹화 현장을 보여주고 제작 과정을 친절히 설명했다.

하지만 "꽁실이"를 선보인지 한달이 가까운 시점에서 굳이 9시 뉴스에까지
등장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MBC는 최근 "생방송 임성훈 이영자입니다"에 앵커 김은혜씨를 등장시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맥주 한잔의 주량이지만 폭탄주 9잔을 마시고도 회사에 들어가 기사를
썼다"든지 "정치인과 식사하며 테이블 밑에서는 왼손으로 받아 적느라
왼손잡이로 오해받는다"는 등의 미화성 발언이 이어져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자사 홍보에 열을 올리는 프로그램들.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온다는 사실을 방송 관계자들은 깨달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