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현지 노동자들의 분규 성행으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홍콩의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기업 구조조정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중국 노동자들의 파업이
사회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 진출한 영국의 소비용품 생산업체인 유니레버는 최근 판매량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상하이 세제공장을 폐쇄키로 했다.

이에 반발한 이 회사의 중국인 근로자 1백여명은 본사 경영진들을 감금하고
공장 폐쇄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경영진은 결국 정책 재검토를 약속하고 12시간만에 풀려났다.

미국의 반도체업체인 칩팩도 최근 직원 20명을 해고했으나 직원들의 항의로
이를 철회해야 했다.

이 회사의 외국인 경영진들 역시 직원들에게 감금됐다가 정부의 개입으로
풀려났다.

게리 브레튼 칩팩 이사는 "당시 위협을 느꼈다"며 중국 비즈니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일부 중국 국유(국영)기업 역시 노사분규에 시달리고 있다.

상하이 제2철강공장 노동자 7백여명은 회사의 공장 폐쇄에 항의,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이틀동안 회사를 점거했다.

이 회사는 해당 공장직원 전원을 다른 분야로 배치키로 합의했다.

지난 4월에는 약 4천여명의 노동자들이 동북부 푸산시에서 밀린 월급을
요구하며 철도를 점거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노동자 파업이 대규모 시위로 확산될 것을 우려, 수습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일부 기업의 분규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도시지역 실업률과 맞물려 사회불안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노동자들
사이에 노조결성 움직임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일부 도시에서 노조성격의 노동자연합회가 잇따라 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정부가 인정치 않은 노동조합 설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 노동자들의 노조결성 움직임은 외국 투자기업 및 사영기업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상하이 제3철강의 한 근로자는 "정부의 승인으로 설립된 노동조합은
공산당의 지시만 받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권익은 무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도시지역 실업률이 3%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내
경제전문가들은 10%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본격 시작된 기업개혁의 영향으로 실업자는 급증일로다.

이와관련해 아시안 월지는 지난해 도시지역 근로자 수 백만명이 직장을
잃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80년대말 도시지역 실업률이 급등, 커다란 사회불안으로
이어졌었다.

지난 89년 6월 발생한 천안문 사태의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중국은 천안문 사태이후 근로자들의 노동분규를 엄격히 통제해 왔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