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의 과다한 가격경쟁으로 공정거래 관행이 위협받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의 설계사(보험모집인)들이 경쟁적으로 보험료를 깎아주며
다른 회사의 고객을 빼내오는 사례가 많아 중소형사들의 존립 기반이
흔들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모집인이 자동차보험료를 직접 깎아주는
것은 보험업법 위반"이라며 "관련사실이 적발되면 보험대리점및 모집인에
대한 등록취소와 업무정지 조치 등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방침"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 묵인아래 대리점에서 펼치는 가격경쟁은 소형사들의
경영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결굴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지난 5월 11개 손해보험사의 불법행위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여
상당수 회사가 규정을 어겨가며 영업을 벌이고 있는 사실을 적발했다.

현재 감독규정에 따라 구체적인 제재 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내부 논의절차
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화재의 한 영업소에 소속된 설계사가 회사원 나모씨(29)의
자동차보험 계약을 유치하면서 67만원인 1년 보험료중 4만원 가량을 직권
으로 할인해준 것으로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설계사가 자신의 보험모집 수당에서 4만원을 대신 내주는 방식으로 보험료
를 할인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보험업법에는 설계사는 보험료 협상권을 갖고 있지 않아 보험료를
할인해줄 수 없도록 돼있다.

보험료협상권은 보험회사와 보험중개인만 갖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의 가격경쟁은 지난해 12월부터 자동차보험료 할인폭이
커지면서 계약자 유치를 위한 시정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진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삼성 동부 LG 현대 등 대형사들의 부당 영업행위를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이들 4개사의 시장점유율은 60%를 훨씬 넘는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