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정동이, 정수, 지윤이가 맑은 눈을 깜빡이며
천진한 미소로 반갑게 우리를 맞이한다.

일반인들은 무슨 말인지 얼핏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으로 인사한다.

하지만 그들의 반가운 표정은 가슴이 아리게 다가 온다.

경기도 마석에 있는 정신박약아시설 신망애복지원에 우리 "서울힐튼 기독
신우회" 회원들이 정기 방문을 한 것도 어느새 10년이란 세월이 넘었다.

처음에는 정도가 심한 장애아들을 보면서 "우리가 정말 순수하고 또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보고 어울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겁도 나고 염려가
앞서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의 사랑아래서 남이 아닌 형제 자매가 되었음을
모두가 느낀다.

우리 신우회는 서울 힐튼호텔이 개관하던 지난 82년 결성됐다.

창립당시는 숫자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40여명을 헤아린다.

드러낼 일은 아니지만 우리 회원들은 신망애복지원을 비롯, 장애아동 복지원
인 에덴하우스, 불우아동 복지원인 혜심원, 무의탁 노인시설인 은천노인
복지원을 1년에 두번씩 정기적으로 찾아가 그리스도의 참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 회원들은 또 호텔의 크고 작은 각종 행사에 종교적 관계가 없어도 자원
봉사자로 참여한다.

우리의 이같은 활동은 직원들을 결속하는 촉매역할을 하기도 한다.

세상이 각박해져서 그런지 사람들이 앞만 보고 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옆과 뒤를 보면 따스한 손길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많은 이웃을 보게
된다.

우리 회원들은 비록 큰 도움은 아닐지라도 충실한 신앙생활속에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한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봉사의 길을
계속 갈 것을 다짐한다.

이번 가을에는 호텔에서 고객들과 직원들을 상대로 불우이웃돕기 자선바자회
를 열 게획이다.

이 행사에서 네 군데 복지시설에 "근사한 선물"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수익금이 얻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