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가 구매자 신용방식에 의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기법으로 1억2천만달러 규모의 전동차를 홍콩에 수출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외환위기가 터진후 수출입은행이 구매자 신용방식으로 대규모 수출금융을
제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측은 한국수출입은행이 구매자 신용 방식으로 바이어인 홍콩 지하철공사
에 7천2백50만달러 규모의 연불 수출금융을 제공키로 하고 이날 홍콩 현지
에서 수출입은행과 홍콩 지하철 공사간 금융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은 연 6.08%의 금리로 수출대금중 일부인 7천2백50만달러를 8년 6개월에
걸친 연불 상환방식으로 꿔주는 조건으로 이뤄졌다.

이에 앞서 현대정공은 지난해 11월 홍콩지하철 공사에 1억2천만달러 규모의
전동차를 수출키로 계약을 맺었다.

따라서 앞으로 구매자 신용방식에 의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을 활용한
수출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국 수출입은행은 국내 기업에 대한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구매자의 신용이
높을 경우 구매자 신용방식의 자금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수출자인 현대는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오는 8월부터 전동차의 선적이
완료되는 2002년까지 수출대금을 순차적으로 지급받게 된다.

수출입은행은 전동차 공급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8년 6개월동안 6개월 단위로
17회에 걸쳐 홍콩지하철공사로부터 대출금과 이자를 균등 분할 상환받게
된다.

현대는 홍콩지하철공사와 올해안에 추가로 1억달러 규모의 전동차 추가공급
및 운행 보수 계약을 맺을 예정이며 수출입은행은 이 계약에 대해서도
금융지원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종합상사들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수출업체들이 수출대금 미회수에 따른
위험(Risk)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해외수주 활동을 벌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 관계자는 "외환위기가 터진 후 국내 종합상사들이 금융을 제대로
알선(Arrange)하지 못해 수출물량을 해외 경쟁업체에 빼앗기는 사례가
잦았다"며 "수출입은행의 지원이 계속될 경우 해외 수주활동이 쉬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현대정공은 "홍콩에 수출하는 전동차의 대당 가격은 14억원규모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며 "선진국 철도차량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번 계약의 성사는 한국이 IMF체제를 완전히
극복했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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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구매자 신용 프로젝트 파이낸싱 =외국의 수입업자에게 제공하는 수출
금융의 일종으로 보통 수출자가 금융을 주선한다.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이용되는 금융기법이며 주로 중장비 및 플랜트수출
과정에서 이뤄진다.

구매자 신용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이 오직 구매자의
신용이나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믿고 자금을 대출하는데 있다.

수출업자는 자금회수에 대한 부담없이 수출영업을 할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