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삼성자동차 부채의 일부를 떠안을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삼성은성 14일 오전 예정에 없던 구조조정위원회를 여는 등 삼성자동차
처리에 대한 막바지 의견 조율에 들어갔다.

두 회사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삼성자동차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협상이
곧 타결될 전망이다.

대우는 이날 "삼성이 삼성자동차의 부채 처리가 어렵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댓가로 대우가 그 일부를 떠안을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대우는 그동안 삼성자동차 부채는 모두 삼성이 정리해야 하며 자산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부분을 상계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종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삼성-대우간 삼성자동차 부채는 삼성과 대우, 채권단이 서로
나눠갖는 "3분 방식"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 관계자는 "삼성이 부채 전체를 떠안기가 부담스럽다면 일부 부채를
넘겨받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다는 원칙"이라며 "보상의 방식은
장기저리대출 등 다양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세동경영회계법인의 약식실사 결과 DCF(현금흐름분할방식,
미래 수익가치를 현재화해 계산) 방식에 의한 삼성자동차의 기업가치는
순자산을 잠식하고도 마이너스 1조1천억원으로 나왔다"며 "설비와 땅의
가치를 제외하고 나머지 1조1천억원 가운데서도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다는
게 대우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방침을 삼성측에 전달했으나 아직 삼성으로부터는
이렇다할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날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주재로 다시 그룹 구조조정위원회를
열어 삼성자동차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으로 출장을 간 윤종용 삼성전자 사장을 제외한 9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부채의 계열사 분담 문제와 함께 대우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에 대한 지원 방안으로는 대우자동차가 발행한 전환사채(CB)나 회사채를
매입해주는 것과 함께 출자와 장기저리 대출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