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지역의 패션 쇼핑몰 밀리오레가 재래 의류상가로는 처음으로
입점 상인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금융기관을 세운다.

유종환 밀리오레 사장은 "월 3~4%의 고금리를 물고 운전자금을 끌어다 쓰고
있는 상인들의 금융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체 금융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본금 3백억원 규모로 올 하반기중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동대문은 물론 내년 8월 오픈 예정인 밀리오레 명동점과
밀리오레 부산점 등의 입점 상인 6천여명이 금융서비스 지원대상"이라며
"입점 보증금을 담보로 제도권 금융기관의 금리에 1~2% 포인트만 가산대
대출해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또 개인당 대출 한도는 입점 보증금의 80%선까지 가능케 할 계획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금융기관 업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대출 업무만 할 수 있는
사설 파이낸스보다는 여수신 업무를 모두 할 수 있는 상호신용금고나
마을금고 형태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관련, 밀리오레 관계자는 "기존의 부실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하거나
신규 설립하는 방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 명동점과 부산점의
개장 시기에 맞춰 본격적인 금융 업무가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장은 그러나 이같은 금융기관 설립이 밀리오레의 금융사업 진출 및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명실상부한 종합 의류 유통 서비스회사를 지향하고 있다"며 "상인들은
좋은 조건으로 돈을 쓸 수 있고 밀리오레는 안정적 자금운용처 확보와
예대마진 등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는 윈-윈 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이와함께 밀리오레 전국 체인망 구축을 위한 제품 생산기지인
"디자인 밸리" 설립 작업에도 본격 착수했다고 말했다.

동대문의 도매전문 상가인 팀 204내 일부 시설을 전시매장인 "오더숍"으로
활용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보수공사에 들어갔으며 이달말부터는 오피스
시설을 매장으로 바꾸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디자인밸리에는 동대문과 남대문의 젊고 감각있는 상인 1천여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