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서해 남북 교전이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상황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외자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는 대기업들은
이번 사태로 외국 투자가들의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

국가 리스크가 부각돼 외국인 투자심리가 위축될 경우 자산의 해외매각은
물론 해외증권 발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는 서해 남북 교전이 아직은 외자유치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는 서울 힐튼 호텔을 제너럴 메디테리안 홀딩(GMH)에 매각키로 하고
막바지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우통신 통신사업부문을 매각키 위해 뉴브리지와 벌이고 있는 매각협상
도 현재로선 순조롭게 진행중이라고 그룹 구조조정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12개 사업장을 통해 다각적인 외자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는 대우는
원매자에게 이번 교전 상황을 알리고 경제적인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설명했다.

배이동 전경련 상무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우리나라의 국가 리스크를
어느정도 인식하고있지만 해상 교전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의 외자유치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피델리사 등 3개 업체와 10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금호도 이번 사태가 협상 내용을 바꿀 정도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도 이번 사태가 그동안 추진해온 외자유치 협상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LG는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16억달러 규모의 LCD사업 투지유치 본계약을
조만간 맺을 계획이다.

또 LG산전이 일본 니코금속과 추진중인 동제련 합작사업도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고 LG측은 밝혔다.

해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도 국가 신용하락으로 발행조건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반기 수억달러의 GDR(주식예탁증서)를 발행, 재무구조를 강화할 계획
이었던 현대자동차는 이번 사태를 외국 투자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

또 미래산업도 1억달러내외의 해외증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길 원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보유중인 포철지분(20.84%)중 8%를 DR발행을 통해 7월중 매각할
계획이던 정부는 국가위험 증가로 발행조건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6월말이나 7월을 매각 적기로 보고 매각 일정을 잡았다.

이밖에 4.4분기에 예정돼 있는 담배인삼공사의 지분 매각작업 등 공기업
민영화 작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15일부터 영국 브리티시 가스, 일본 오사카 가스, 국제 컨소시엄
인 GIC와 최종 증자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서해 교전사태로 협상 일정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지난 2~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투자박람회에서 약속했던 해외 큰손들의 투자약속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도 "남북한 긴장관계가 지속될 경우 외자유치를 통한 구조조정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