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휴가, 주말농장 생활,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우아한 식사..."

샐러리맨들에게는 꿈같은 얘기지만 한 벤처기업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이 바로 그 회사다.

주성은 올해부터 과장급 이상의 연봉제 사원들을 대상으로 연중 1개월 연속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일명 "리프레쉬(재충전) 휴가"로 유급 휴가다.

다른 회사들에서 구조조정 일환으로 시행하는 휴직제도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스스로 재충전과 함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기간으로 활용하라는
뜻에서 황철주 사장이 고안해낸 제도다.

황 사장은 "평소 연구소를 거의 24시간 가동하다 보니 일에 묻혀 사는
사람이 적잖다"며 "직장 바깥에서 변화에 대한 적응연습을 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도입배경을 설명했다.

황 사장의 아이디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 광주 본사내 뒷동산에 이어진 야산 부지 1백50평을 매입, 주말농장으로
조성중이다.

일부 직원들은 손수 토마토 고추 등 유실수나 채소류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현대풍의 복지관 건물에 위치한 회사 식당 또한 멋진 레스토랑급이다.

직원들은 멀지않아 주말농장에서 캔 채소를 곧바로 식단에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차 있다.

이 회사 앞마당에는 의미있는 나무 몇 그루가 서 있다.

주력품인 저압화학증착장비 "유레카 2000"을 10번째 판매할 때마다 심은
나무다.

지난 97년 10월 10호기가 국내 대기업에 팔렸을 때는 모과나무를 심었다.

20호 공급 때는 은행나무, 30호는 금송(소나무)으로 기념했다.

최근 40호기가 대만에 팔렸을 때는 홍단풍을 심어 분위기를 살렸다.

이 회사 여직원 유재경씨는 "수목에서 우러나는 갖가지 향기는 직원들에게
강한 에너지로 흡수돼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것 같다"며 "직장생활이
즐겁기만 하다"고 말했다.

(0347)760-7061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