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마치고 15일 귀국함에 따라 본격적인
"정치재개"를 위한 YS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방일 기간 중 "화풀이" 차원을 넘는 수위로 현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IMF사태를 초래한 원인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가했는가 하면 DJP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내각제 개헌의 연내 추진을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귀국 후 옷 뇌물 의혹 사건 처리 방식에 대한 "민심이반"의
틈새를 이용, 자신에 대한 "김포공항 계란 테러"의 배후 조종설을 증폭시키
면서 정치 재개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YS는 특히 "계란테러"로 과거 자신의 텃밭이었던 부산.경남 지역에서
반DJ정서가 확산되는 계기가 돼 정치재개에 자신감을 가졌을 것으로
측근들은 보고 있다.

반 DJ 정서를 업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그는 핵심측근인 이원종 전 청와대정무수석에게 부산에서 정치를 재개할
것을 권한 것으로 전해 지고 있다.

측근들은 YS가 정치를 재개할 경우 PK지역의 공천지분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게 요구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후보를 내는 방안을 모색할 것
이라고 전한다.

현행 소선거구제가 유지될 경우 신당창당보다는 YS와 이 총재간에 공천권
배분문제를 놓고 줄다리기가 벌어질 공산이 크다.

그럴 경우 필연적으로 있게될 양자간의 갈등은 야권 분열이나 정계개편의
단초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측근은 YS가 중심이 되는 신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의식한 듯, "최선은
YS계와 이 총재가 힘을 합치는 것"이라며 창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그는 그러나 공천배분을 놓고 양쪽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독자 세력화의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현행 선거구가 중선거구로 바뀔 경우 YS는 신당창당쪽을 더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PK지역에서 YS계 후보들이 3위 안에 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YS의 보폭이 달라짐에 따라 정치재개를 저울질 해오던 상도동계 원외인사
들은 본격적으로 내년 총선에 뛸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부산 출신 한나라당 일부 현역의원들도 한나라당과 YS 양쪽에 다리를
걸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에서는 문정수 전 부산시장이 이미 표밭을 누비고 있고 김광일 전
청와대비서실장의 출마도 확실시 된다.

일본 게이오대학에 유학중인 박찬종 전 한나라당고문도 YS와의 제휴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청와대 참모들로서는 이원종 전 정무수석외에도 한나라당 박종웅,
무소속 한이헌 의원등이 YS 우산 밑에서 선거를 치를 전망이다.

이밖에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진 않지만 상당수의 부산 출신 현역의원
들도 한나라당 공천 추이를 봐가며 "선택"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입문을 노리는 젊은 층들도 벌써부터 상도동쪽으로 줄을 대고 있다는
전언이다.

YS는 부산의 경우 국민회의 서석재 노무현 의원, 김정길 청와대 정무수석,
김기재 행자부장관 등이 출마할 경우 이들과 자신의 계보 인사들을 맞붙여
"DJ대 반DJ"구도로 선거를 끌고갈 것으로 예상된다.

마산 창원 지역과 거제 통영등 서남부 경남지역에서도 상당수의 공천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박정호 편집위원 j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