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스터 원사 업체들이 다시 감산에 들어갔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비수기가 시작되면서 재고부담이 늘어난데다 판매가격도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섬업체들은 가동률을 낮추지 않으면 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이달부터 감산을 본격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에스터 원사 판매가격이 다소 회복됐지만 원유값
인상으로 채산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따라 감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이달들어 가동률을 낮추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대대적인 감산으로 가동률이 60~70%로 떨어지자
원사가격이 회복세를 보였다"면서 "현재 가동률이 90%인 점을 감안할 때
업체별로 가동률을 20% 포인트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파운드당 80센트까지 나가던 폴리에스터 원사(75데니아 기준) 가격은
올해초 35센트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50~55센트선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65센트 이상은 받아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6월부터 9월까지가 비수기여서 수요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원유값마저
올라 인상효과가 미미한 상태이므로 감산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화섬직물 설비는 여름철 옷감인 박지(얇은 천) 생산에 집중돼 있어
폴리에스터 업계가 박지용 위주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여름옷 생산시기가
아닌 6월부터 9월까지 폴리에스터 수요도 부쩍 줄어든다.

그러나 이번 감산 조치가 오랫동안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섬업체가 12개에 달해 의견통일이 어려워
지난해 연말에도 중저가 생산업체들은 감산에 나서지 않았다"며 "폴리에스터
의 장기간 감산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화섬 가운데 나일론은 올들어 가격이 많이 회복된 데 이어 수급조절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어 강세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