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국정조사와 구조조정 .. 이계민 <본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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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모양새가 너무 어수선하다.
서해에서는 북한경비정들이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이라도 하듯 연 9일째
북방한계선을 넘나드는 모험을 감행했고, 급기야 북측의 선제공격으로 교전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 가운데 고위공직자 부인들의 고급옷 로비의혹 사건에 이어 검찰의
조폐공사 파업 유도의문이 제기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정치권은 국정조사권 발동을 둘러싸고 정쟁에 매달려 있는가 하면 노동계는
"절호의 찬스"를 맞아 전면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국민들의 불안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경제는 어떤가.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가운데 증시 주가는 연일 폭등
폭락이 반복되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부동산투기
우려가 제기되는가 하면 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늘어난다는 걱정도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같이 서민들의 가슴을 울적하게 만드는 사건들뿐이다.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IMF체제는 벌써 옛날 얘기가 돼버린 느낌이다.
과연 이래도 좋은가.
우리 모두가 냉철하게 판단해 볼 때인 것같다.
지금의 혼란스런 결과는 누가 뭐래도 정부와 여당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때문에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가지
의혹들이 정부책임하에 철저히 규명되고 숨김없이 공개돼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 원만히 해결될 일은 아니다.
우선 정치인들의 자성이 절실하다.
새 정부 출범이후 지난 1년반 동안 국회와 여야정당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냉정하게 따져보자.
야당의 국무총리 인준거부로 시작된 파행국회는 여당의 국회의원 빼가기에
대한 야당의 항의, 표적사정 시비, 국회 529호실 사건등 민생과는 거리가 먼
당리당략 차원의 충돌로 일관했다.
야당은 서상목 의원 구속회피를 위한 방탄국회를 주도했고, 여당은
밀어붙이기식 단독국회로 맞섰다.
환란위기의 원인규명을 위한 경제청문회마저 여당단독의 반쪽으로
치러졌고,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의 파업유도 의혹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도 여당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의 비능률을 너무 명백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그런데도 정치개혁은 아직도 본격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치개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제개혁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여론도
묵살된지 오래다.
정치가 국가발전에 도움은 주지못할망정 경제의 발목이나 잡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정쟁에 지칠대로 지친 시민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노동계의 파업도 민생안정을 해치는 일임에 틀림없다.
검찰이 조폐공사의 파업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마당에 노동계가
잠자코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지만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수단이 생산현장을
볼모로 하는 것은 결코 옳지못하다.
지금 파업을 감행한다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가.
모처럼 회복기운을 타고 있는 경기가 파업 확대로 다시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게 되고, 그 피해는 다름아닌 기업과 근로자 자신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자승자박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공기업 구조조정은 아직 미흡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기업 구조조정 원칙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물론 노사협력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부분은 빨리 시정하는 것이
옳지만, 그렇다고 구조조정 원칙의 근간을 훼손시키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정부의 경제정책도 우려되는 바가 없지않다.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세금이 예상보다 다소
잘 걷힌다 해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세금을 깎아주고 재정지출을 늘리
겠다는 것은 단견이다.
재정적자가 불어나면 두고 두고 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같은 정책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정책이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이와 유사한 정책남발이 많아질 공산이 크고, 정책의
일관성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
또 선거를 겨냥한 선심정책은 대부분 경제적 득실보다 정치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그 부작용은 클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는 올들어 예상외의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낙관은 이르다.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등 경제개혁은 미완성인 채로 한창 진행중이다.
따라서 국정조사와 노동계의 파업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그같은 개혁정책의
본질을 훼손시킨다면 그동안의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말 것이다.
이미 제기된 의혹은 공정하고 철저하게 규명돼야 하지만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정책의 근간은 고수되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
서해에서는 북한경비정들이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이라도 하듯 연 9일째
북방한계선을 넘나드는 모험을 감행했고, 급기야 북측의 선제공격으로 교전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 가운데 고위공직자 부인들의 고급옷 로비의혹 사건에 이어 검찰의
조폐공사 파업 유도의문이 제기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정치권은 국정조사권 발동을 둘러싸고 정쟁에 매달려 있는가 하면 노동계는
"절호의 찬스"를 맞아 전면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국민들의 불안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경제는 어떤가.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가운데 증시 주가는 연일 폭등
폭락이 반복되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부동산투기
우려가 제기되는가 하면 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늘어난다는 걱정도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같이 서민들의 가슴을 울적하게 만드는 사건들뿐이다.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IMF체제는 벌써 옛날 얘기가 돼버린 느낌이다.
과연 이래도 좋은가.
우리 모두가 냉철하게 판단해 볼 때인 것같다.
지금의 혼란스런 결과는 누가 뭐래도 정부와 여당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때문에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가지
의혹들이 정부책임하에 철저히 규명되고 숨김없이 공개돼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 원만히 해결될 일은 아니다.
우선 정치인들의 자성이 절실하다.
새 정부 출범이후 지난 1년반 동안 국회와 여야정당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냉정하게 따져보자.
야당의 국무총리 인준거부로 시작된 파행국회는 여당의 국회의원 빼가기에
대한 야당의 항의, 표적사정 시비, 국회 529호실 사건등 민생과는 거리가 먼
당리당략 차원의 충돌로 일관했다.
야당은 서상목 의원 구속회피를 위한 방탄국회를 주도했고, 여당은
밀어붙이기식 단독국회로 맞섰다.
환란위기의 원인규명을 위한 경제청문회마저 여당단독의 반쪽으로
치러졌고,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의 파업유도 의혹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도 여당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의 비능률을 너무 명백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그런데도 정치개혁은 아직도 본격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치개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제개혁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여론도
묵살된지 오래다.
정치가 국가발전에 도움은 주지못할망정 경제의 발목이나 잡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정쟁에 지칠대로 지친 시민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노동계의 파업도 민생안정을 해치는 일임에 틀림없다.
검찰이 조폐공사의 파업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마당에 노동계가
잠자코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지만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수단이 생산현장을
볼모로 하는 것은 결코 옳지못하다.
지금 파업을 감행한다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가.
모처럼 회복기운을 타고 있는 경기가 파업 확대로 다시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게 되고, 그 피해는 다름아닌 기업과 근로자 자신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자승자박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공기업 구조조정은 아직 미흡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기업 구조조정 원칙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물론 노사협력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부분은 빨리 시정하는 것이
옳지만, 그렇다고 구조조정 원칙의 근간을 훼손시키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정부의 경제정책도 우려되는 바가 없지않다.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세금이 예상보다 다소
잘 걷힌다 해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세금을 깎아주고 재정지출을 늘리
겠다는 것은 단견이다.
재정적자가 불어나면 두고 두고 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같은 정책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정책이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이와 유사한 정책남발이 많아질 공산이 크고, 정책의
일관성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
또 선거를 겨냥한 선심정책은 대부분 경제적 득실보다 정치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그 부작용은 클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는 올들어 예상외의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낙관은 이르다.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등 경제개혁은 미완성인 채로 한창 진행중이다.
따라서 국정조사와 노동계의 파업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그같은 개혁정책의
본질을 훼손시킨다면 그동안의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말 것이다.
이미 제기된 의혹은 공정하고 철저하게 규명돼야 하지만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정책의 근간은 고수되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