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 < 한국경제신문사 전문위원 >

이번 서해안 교전사건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교전기간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선 이번 사건이 일회성에 그칠 경우 심리적 영향 이외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주가가 전일대비 한 때 790선까지 하락하여 무려 30포인트 이상
급락한 점이 이같은 사실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면에서는 최근의 외환시장 여건이 워낙 달러화 우위여건이
지속되고 있어 교전사건이 일회에 그칠 경우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전일에 비해 오히려 소폭 하락됐다.

현재로서는 일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추가적으로 발생될 경우 가장 큰 효과는 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이미지 손상이 우려되는데 있다.

특히 연초 들어 S&P나 무디스사가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단계로
올렸을 당시 향후 추가 상향조정의 제약요인으로 대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북한문제를 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문의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이 경우 국내가격변수의 움직임이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거품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외국
투자가들이 주가움직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외환시장에서 안전통화(safe-haven currency)로써 달러화 보유심리가
강해지면서 엔/달러 환율과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순환 측면에서는 최근의 경기회복이 주로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소득
증가로 민간 소비가 주도하고 있는 측면을 감안할 때 이번 사태가 지속될
경우 과거 어느 때보다도 커다란 충격이 예상된다.

즉, 경기회복 모습이 V자형보다는 W자형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에 우리 경제내에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부진한
요인이 주로 미래에 불확실한 측면을 감안할 때 이번 교전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설비투자 부진에 따른 성장잠재력 배양과 밀레니엄 과제준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일부 생필품의 사재기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사회화합 분위기와 물가안정 추세를 흐트러지면서 그동안 저물가를
배경으로 추진된 모든 정책기조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