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이버] 서울대 창업동아리 '벤처' .. PC방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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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8명이 잘 나가는 벤처기업을 사들였다.
그것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학생들이 벤처기업을 인수한 대가로 지불한 것은 단 하나.
"번뜩이는 아이디어"였다.
"인터넷을 지배하자"라는 구호를 걸고 지난 96년 결성된 서울대 창업동아리
"벤처".
이들의 꿈은 지난 4월 우연히 이뤄졌다.
인터넷 PC게임방업체인 "한국멘텔"의 K사장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으면서 "벤처" 회장을 맡고있던 임희현(22.조선해양공학과 4년)씨를
찾아온것.
대학생들으로부터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오 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였다.
임씨는 평소 PC게임방을 드나들면서 생각해뒀던 "대수롭지 않은 아이디어"
를 K사장에게 말했다.
K사장은 귀가 번쩍 뜨였다.
그 자리에서 K사장은 임씨에게 "지분 60%를 그냥 줄테니 아이디어와 기술을
달라"고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벤처"는 하루아침에 유망 벤처기업을 손안에 넣게 된 것이다.
서울대 앞 녹두거리.
젊음이 넘쳐나는 이곳 한복판이 대학생 벤처기업으로 재탄생한 "한국멘텔"
의 기지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임희현씨와 최봉진(28.법학과)씨를 주축으로 한
8명의 서울대 재학생들이 주인공이다.
최봉진씨는 전공을 살려 사업절차상의 법적인 문제 해결과 영업.마케팅
등을 맡고, 나머지 7명은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K사장은 지금 고문으로 물러앉아 자문만 하고 있다.
이들이 K사장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는 사실 아주 평범했다.
전국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PC게임방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거대한
인터넷 유통망으로 활용하자는 생각이었다.
"PC게임방은 전국적으로 1만개 정도이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하루에
1백만명을 넘습니다. 유통망으로 따지면 엄청난 규모이죠. 그러나 지금은
단지 게임만 즐기는 곳에 불과합니다. 이들 수많은 게임방을 인터넷망으로
연결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다면 충분한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임희현씨)
"벤처"는 한국멘텔의 주인이 되자마자 이같은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전국의 PC게임방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게임방들을
하나씩 "접수"해 나갔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게임정보와 고객관리 외에도 원격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PC게임방 운영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한국멘텔은 이 프로그램을 각 PC게임방에 무료로 나눠 주며 지금까지 모두
7백여개 PC게임방을 회원사로 끌어모았다.
이들의 계획은 올해말까지 전국 1만여개의 PC게임방을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아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사업을 벌이기 위한 인프라구축인 셈이죠.
전국의 PC게임방을 장악하게 되면 인터넷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유통망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최봉진씨는 이것이 바로 "인터넷 토털마케팅(ITM)"이라고 설명했다.
1만여개의 PC게임방을 컴퓨터 정보망을 이용한 학습장, 각종 입장권 즉석
판매장, 사이버 증권 객장 등으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인터넷에서 유통망을 장악하는 것은 핵심입니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경우를 보세요. 그는 컴덱스 등 세계 최대 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
등을 운영하면서 이를 시장장악을 위한 유통망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멘텔은 전국 금융전산망의 49%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컴퓨터와 제휴해
PC게임방에서 각종 스포츠, 문화공연 입장권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새로운 예매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LG-IBM과 PC방용 컴퓨터 공급계약을, 대만 에이서와는 컴퓨터 완제품
판매 독점계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LG증권과 사이버 증권 객장설치를 위한 계약을 마쳐 벌써 사업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거원시스템의 제트오디오 소프트웨어,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판매,
네티앙의 포털사이트 구축사업, 결혼전문업체인 듀오와의 영상미팅
소프트웨어 계약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벤처투자자인 마이클 김이란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우리 사업이 벌써 미국에까지 소문난 모양입니다. 마이클
김은 한국멘텔에 투자하겠다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앞으로는 전자상거래와
포털사이트 분야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빌게이츠에 도전하는 겁니다"
한국멘텔의 서울대생 8명은 강의가 끝난 후 매일 오후6시 녹두거리에
집결한다.
"파이팅"을 외치고 인터넷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날을 꿈꾸며 컴퓨터와
씨름에 들어간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
그것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학생들이 벤처기업을 인수한 대가로 지불한 것은 단 하나.
"번뜩이는 아이디어"였다.
"인터넷을 지배하자"라는 구호를 걸고 지난 96년 결성된 서울대 창업동아리
"벤처".
이들의 꿈은 지난 4월 우연히 이뤄졌다.
인터넷 PC게임방업체인 "한국멘텔"의 K사장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으면서 "벤처" 회장을 맡고있던 임희현(22.조선해양공학과 4년)씨를
찾아온것.
대학생들으로부터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오 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였다.
임씨는 평소 PC게임방을 드나들면서 생각해뒀던 "대수롭지 않은 아이디어"
를 K사장에게 말했다.
K사장은 귀가 번쩍 뜨였다.
그 자리에서 K사장은 임씨에게 "지분 60%를 그냥 줄테니 아이디어와 기술을
달라"고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벤처"는 하루아침에 유망 벤처기업을 손안에 넣게 된 것이다.
서울대 앞 녹두거리.
젊음이 넘쳐나는 이곳 한복판이 대학생 벤처기업으로 재탄생한 "한국멘텔"
의 기지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임희현씨와 최봉진(28.법학과)씨를 주축으로 한
8명의 서울대 재학생들이 주인공이다.
최봉진씨는 전공을 살려 사업절차상의 법적인 문제 해결과 영업.마케팅
등을 맡고, 나머지 7명은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K사장은 지금 고문으로 물러앉아 자문만 하고 있다.
이들이 K사장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는 사실 아주 평범했다.
전국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PC게임방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거대한
인터넷 유통망으로 활용하자는 생각이었다.
"PC게임방은 전국적으로 1만개 정도이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하루에
1백만명을 넘습니다. 유통망으로 따지면 엄청난 규모이죠. 그러나 지금은
단지 게임만 즐기는 곳에 불과합니다. 이들 수많은 게임방을 인터넷망으로
연결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다면 충분한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임희현씨)
"벤처"는 한국멘텔의 주인이 되자마자 이같은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전국의 PC게임방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게임방들을
하나씩 "접수"해 나갔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게임정보와 고객관리 외에도 원격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PC게임방 운영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한국멘텔은 이 프로그램을 각 PC게임방에 무료로 나눠 주며 지금까지 모두
7백여개 PC게임방을 회원사로 끌어모았다.
이들의 계획은 올해말까지 전국 1만여개의 PC게임방을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아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사업을 벌이기 위한 인프라구축인 셈이죠.
전국의 PC게임방을 장악하게 되면 인터넷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유통망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최봉진씨는 이것이 바로 "인터넷 토털마케팅(ITM)"이라고 설명했다.
1만여개의 PC게임방을 컴퓨터 정보망을 이용한 학습장, 각종 입장권 즉석
판매장, 사이버 증권 객장 등으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인터넷에서 유통망을 장악하는 것은 핵심입니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경우를 보세요. 그는 컴덱스 등 세계 최대 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
등을 운영하면서 이를 시장장악을 위한 유통망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멘텔은 전국 금융전산망의 49%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컴퓨터와 제휴해
PC게임방에서 각종 스포츠, 문화공연 입장권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새로운 예매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LG-IBM과 PC방용 컴퓨터 공급계약을, 대만 에이서와는 컴퓨터 완제품
판매 독점계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LG증권과 사이버 증권 객장설치를 위한 계약을 마쳐 벌써 사업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거원시스템의 제트오디오 소프트웨어,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판매,
네티앙의 포털사이트 구축사업, 결혼전문업체인 듀오와의 영상미팅
소프트웨어 계약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벤처투자자인 마이클 김이란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우리 사업이 벌써 미국에까지 소문난 모양입니다. 마이클
김은 한국멘텔에 투자하겠다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앞으로는 전자상거래와
포털사이트 분야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빌게이츠에 도전하는 겁니다"
한국멘텔의 서울대생 8명은 강의가 끝난 후 매일 오후6시 녹두거리에
집결한다.
"파이팅"을 외치고 인터넷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날을 꿈꾸며 컴퓨터와
씨름에 들어간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