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서적 전문 쇼핑몰인 와우북(www.wowbook.com)의 매출은 2개월마다
2배씩 늘고 있다.

월 38%정도인 미국 아마존보다 더 빨리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9월만 해도 매출액이 6백여만원에 불과했으나 11월 1천3백여만원,
올해 1월 2천6백여만원, 3월에는 5천여만원으로 증가했다.

와우북의 성장 비결은 알짜 회원들이 많다는 것.

현재 회원수는 2만명.

교보문고의 15분의 1이다.

하지만 매출액은 교보문고의 3분의 1 수준이다.

회원당 매출이 5배쯤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와우북에서 3백만원어치 이상 책을 구입한 회원만도 14명이나 된다.

더구나 단골회원의 4분의 1이 지난 달에 가입, 성장 가능성은 무척 높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와우북이 단기간에 컴퓨터서적 전문 쇼핑몰로 자리잡은
데는 황 사장의 해박한 컴퓨터서적 지식이 큰 밑거름이 됐다.

황 사장은 83년 종로서적에서 일하면서부터 컴퓨터서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8년동안 종로서적에서 일한 뒤 강남에 컴퓨터전문 서점을 열었다.

16년동안 컴퓨터 서적을 다루면서 황 사장은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됐다.

컴퓨터서적 전문출판사에서 컨설팅을 의뢰할 정도다.

황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자신의 전문지식에 날개를 달고 싶어했다.

그는 그 날개로 인터넷을 골랐다.

인터넷 서점 사업을 위해 조그마한 회사를 차린 것이다.

회사 이름은 "와우북".

미국의 유명한 컴퓨터책 시리즈를 본 뜬 것이다.

컴퓨터 서적 전문가인 황 사장이 이끄는 와우북은 다른 인터넷 서점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서적은 물론 외국 서적에서도 다른 인터넷 서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췄다.

와우북의 경쟁력은 우선 국내 서적을 다른 업체보다 더 싸게 파는 데서
나온다.

이 회사는 책을 10~15% 할인해 팔고 있다.

서적을 도매로 취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소비가가격이 1만원인 책을 들여올 때 일반서점이 출판사로부터 7천5백원에
구입한다면 와우북은 6천원에 산다.

출판사들과 오랫동안 거래하면서 신용을 쌓은 덕이다.

또 하나의 강점은 책 배달 속도.

와우북은 16~50시간 안에 책을 배달해 준다.

창고와 사무실이 같은 공간에 있어 다른 업체보다 빨리 배달해줄 수 있다.

황 사장은 "대형서점의 경우 여러 부서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서적 목록을
하나로 모으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4종류로 규격화된 책 상자를 사용하는 것도 배달시간을 줄여주는 요인.

수입 서적 분야에서도 와우북의 경쟁력은 돋보인다.

네트프라이스제도와 독점상품제도 덕이다.

"네트 프라이스(Net Price)"제도는 미국의 서적 도매상들이 아시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아시아 판매상에 책값을 최고 75%까지 할인해 주는 제도.

이 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아마존의 할인율은 높아야 50%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보다 싸게 팔고 있다고
황 사장은 자랑한다.

독점상품제도는 아시아 업체가 책을 50부 이상 구입하면 해당 업체에 그
책을 독점적으로 수입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

이 제도 때문에 와우북은 교보.종로 등 다른 서점에 없는 외국 서적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오랜 경험과 전문지식을 통해 앞으로의 수요를 예측한 황 사장이 책을 먼저
수입, 독점수입권을 따냈다.

와우북은 현재 이러한 독점도서를 "2백여종"이상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1천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와우북은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독창적인 기능도 여럿 갖췄다.

대표적인 기능이 편집상태 보기다.

독자가 책을 활자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책 내용 중 4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스캔해서 제공한다.

책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구매할 수 없다는 고객의 소리를 반영해 만든
기능이다.

각 분야별로 전문가가 독자에게 알맞은 책을 추천하는 북코디네이터 기능도
있다.

독자평에서는 책에 대한 독자의 평가점수를 소개, 고객이 도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와우북은 최근 한 대기업이 사업을 같이 하자고 제안해 올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00년에는 매출이 올해의 2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컴퓨터 서적 분야에서 만큼은 아마존을 앞서겠다"는 황인석 사장의 말
속에서 와우북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 송대섭 기자 dsso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