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사태가 일단 소강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보복공격이나 또다른 충돌사태를 야기할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

심한 경우 국지적인 전쟁으로까지 몰고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따라 군은 최악의 상황까지를 감안한 상황별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미 군은 북한측의 미사일기지와 공군 등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한 비상
경계 태세에 돌입해 있다.

조성태 국방장관은 16일 오전 서영길 해군작전사령관에게 "현재의 상황은
작전의 시작일 뿐"이라며 "모든 상황을 시나리오별로 구분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군은 우선 지난번과 같이 북한 함정이 단순히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올
경우엔 시위 기동과 충돌식 밀어내기, 위협 항해 등으로 쫓아낼 방침이다.

북측이 무력으로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 한 화력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화력을 사용할 경우엔 지난 15일 처럼 격침전략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함포를 동원해 적선을 침몰시키는 공격적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

특히 북한이 해안포나 미사일로 공격해 올 경우엔 "전시 체제"로 나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즉각 대응사격을 하는 것은 물론 공군력을 동원해 해당 군사시설을 초토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군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이미 공군의 초계비행을 평시의 2배인 80대로
늘리고 비상출격 준비상황에 돌입시켰다.

가뜩이나 북한은 서해안 일대에 76.2mm(사정거리 13km)와 1백mm(사정거리
21km)의 해안포를 배치해 놓고 있다.

또 황해도 등산곳에는 최대 사정거리 95km, 전장 7.17m에 달하는 수기의
실크웜 미사일이 배치돼 있으며 사정거리 2백50km인 지대공 SA-5 미사일도
연평도 북방 60km지점에 설치돼 있다.

이들 무기가 발사될 경우 서해 5도 인근의 해군전력은 물론 인천지역에까지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군은 오는 18일까지 달빛이 없는 시기여서 북측의 우회도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어수선한 틈을 타 잠수정과 공작모선을 남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
이들의 기지인 해주와 남포연락소의 동향도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더이상의 무력충돌은 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외교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전에서의 전력 열세를 확인한 만큼 섯불리 나서는 것 보다 체제유지에
필요한 경제적 반대 급부나 외교적인 명분을 취하는 쪽을 택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