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최근 50대 의약품의 약국 판매값을 공표하자 소형약국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제약회사로부터 약을 싸게 공급받는 대형약국의 약값은 싼 반면 소형약국들
은 악을 비싸게 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손님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약값은 표준소매자가격표시제(공장도 출하가격에 20~30%의 마진을
붙여 약국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제도)를 적용해 왔으나 지난 1월말
판매자가격 표시제 (약국이 팔고 싶은 가격을 표시해 판매하는 제도)로
바꾸었다.

특히 판매자가격표시제도를 실시한 이후 제약회사들이 유명브랜드 의약품의
출하가격을 10~30% 올려 소형약국들은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유한양행의 "콘택600" 10캅셀의 경우 판매가표시제 실시전에는 출하가격이
7백80원이었으나 판매가표시제 실시후에는 1천2백10원으로 올랐다.

이번 복지부의 약값발표에 따르면 서울 인천 대구의 대형약국에서는 최저
1천원, 소형약국에서는 최고 2천원에 소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화약품의 "후시딘 연고" 11g짜리도 판매가표시제 실시전에는 출하가격이
2천4백20원이었으나 실시후에는 3천2백원으로 인상됐다.

약값조사 결과 최저소매가는 1천5백원, 최고소매가는 4천원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50대 의약품 거의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대형약국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 유명의약품을 구입가보다 싸게 파는
이유도 있지만 제약회사들이 대형약국에 낮은 가격으로 "밀어넣기"식
판매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대량 구매자에게 상품을 싸게 공급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 소형약국 관계자는 "제약회사가 유명브랜드 의약품에 대해서는
출하가격을 올리고 대형약국의 소비자판매가는 터무니없이 낮아 샌드위치가
되고 있다"며 "소비자들로부터 불신과 항의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