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유상증자 문제를 놓고 SK측과 타이거펀드간의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17일 "타이거펀드측이 요구하는 액면분할은 수용할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 반대에 이어 액면분할을 요구하고 있는 타이거펀드와
SK간의 대립은 더욱 격화되게 됐다.

SK는 타이거펀드가 최근 보인 움직임은 회사의 경영보다는 펀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태도라고 비난하고 있다.

시설투자비로 약 2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한데도 증자를 반대하는 것은
다른 속내가 있다는 것.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외국인지분한도 확대에 맞춰 지분을 매각, 자금을
마련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자 유상증자를 극력 반대했다는 주장이다.

타이거펀드가 작년 수익률저하로 자금난에 몰리면서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지분(약 15%)중 8%가량을 매각하려 했으나 가격하락이라는 복병을
만났다는 게 SK의 분석.

유상증자 반대가 어려워지자 이번에는 액면분할을 요구하며 주가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당장의 자금마련을 위해 주가하락방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대해 타이거펀드는 SK가 경영권확보를 노려 지분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통신의 실권을 유도해 33%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타이거펀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를 밥 돌 전 미국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SK측은 이미 SK텔레콤의 지분 25%를 확보해 우호지분을 합할 경우 경영권
방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더이상 지분을 매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