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분야에도 어김없이 인터넷혁명이 일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급팽창하면서 기업들의 생산 및 물류시스템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무한경쟁시대에 물류비용절감은 기업경쟁력 제고의 핵심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확대, 생산자 시장에서 소비자 시장으로의 변천 등으로
인해 물류비용절감 노력은 구매 제조 유통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분야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에따라 비용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물류시스템 효율화와 단일화도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물류부문의 아웃소싱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갈수록 많은 기업들이 물류부문을 전문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에따라 물류업체들의 행보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만큼 사업기회도 많아지고 있다.

DHL 페덱스(FedEX) 등 물류전문업체들은 인터넷을 통한 화물추적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는 등 전자상거래시대에 대응해 가고 있다.

운수업체들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보관 운송 하역 등 각종 물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물건 수송이 필요한 화주가 인터넷을 통해 운송할 물건 시기 지역 등
운송에 필요한 내용을 입력하면 차량 종류와 운송구간에 적합한 차량을
자동으로 연결해 준다.

메릴린치 보고서는 그러나 인터넷이 가져올 엄청난 사업기회와 시장변화를
제대로 읽고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모두들 물에 발을 담그고는 있지만 정작 자신이
담그고 있는 물의 정확한 온도가 얼마인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 화물추적시스템 개발 등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야만
진정한 인터넷 물류시대를 만끽할 수 있다는 얘기다.

<> 한차원 높은 물류 혁명 =인터넷은 80년대와 90년대 기업들 사이에
불같이 일었던 물류혁명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생산 및 물류의 개념은 지난 수십년동안 끊임없이 "개량"돼 왔다.

소비자들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만들어 놓기만 하면 와서 사간다"는
초기 "푸쉬-드리븐(Push-driven)" 모델에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어느정도
반영한 "풀-드리븐(Pull-driven)" 모델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이같은 초기 시스템은 수요.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결국 물류비용
절감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에따라 기업들은 복합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물류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면서 물류비용 최소화에 안간힘을
쏟았다.

인터넷은 이같은 기업들의 물류비 절감노력을 훨씬 더 수월하게 해 줄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앞으로 소비자 요구를 1백% 반영한 풀-드리븐
모델에 대한 수요는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물건을 쌓아두던 창고 및 보관의 필요성도 대폭 줄어들게 된다.

주문 생산 배달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직배송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DHL 페덱스 등 전문물류업체는 인터넷혁명으로 전례없는 호기를 맞고 있다.

<> 물류전문업체 수요가 늘어난다 =전자상거래 물량이든 일반 수출입 물량
이든 창고 보관 및 트럭운송이 상품 제조 공장에서부터 수출업자를 거쳐
출발지 공항, 도착지 공항, 세관통관, 수입자, 도매상을 거치는 동안 반복
되면서 각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물류 비용이 발생된다.

DHL과 같은 물류전문업체의 직배송 기능은 창고 보관의 과정을 생략하거나
그 과정을 최소화한다.

이에따라 물류전문업체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넷상거래가 보편화되면서 더욱 그렇다.

이미 루슨트테크놀로지 내셔널세미컨덕터 등 많은 기업들은 기존 송배달
시스템을 제3자 물류업체쪽으로 단일화해 상당한 경비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루슨트의 경우 적시 송배달이 필요한 일부 반도체 부품의 전세계 운송을
위해 50개 항공운송 회사를 이용하던 기존 시스템에서 탈피해 DHL쪽으로
단일화함으로써 원가절감은 물론 경쟁력 제고 등 엄청난 부수적 이득을
누리고 있다.

<> 기회는 그냥 오지 않는다 =24시간 무한 직배시스템 구축은 물류전문업체
에 있어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는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들이 원하는 서비스 지역은 그야말로 전세계다.

조나 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로 인해 소비자
요구는 시공을 초월하고 있다.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은 물류업체는 경쟁에서 자연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

특히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물류시장은 엄청난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연간 50억달러에 이르는 이 시장은 그야말로 황금어장인 셈이다.

연간 47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과 기업간 물류시장도 마찬가지다.

<> 도전도 만만찮다 =전자우편이 가능해지면서 국내우편배달을 주요업무로
취급해 왔던 각국의 우체국 등이 활로 모색을 위해 물류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로부터의 도전이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 미국 체신국(USPO)은 물류분야의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체국 업무의 민영화 바람이 한창인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도이체 포스트(독일), 로열 메일(영국), 라포스트(프랑스) 등이 특송배달
업체의 인수합병을 통한 범유럽 특송배달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막강한 인프라와 자금력으로 중무장한 이들 공기업들의 시장공략은 기존
업체들에 위협적인 존재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기존 업체들이 도전만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적인 우편 업무의 민영화 추세는 영역확장 기회라는 반대 급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늦어도 오는 2003년 우편업무의 민영화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기존의 사업영역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도전과 응전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는 셈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