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최상현(21.한양대)군은 이달 초 머리카락 색깔을 오렌지 컬러로
바꿨다.

검은색 머리가 지겹기도 하고 더워 보이기도 했기 때문.

처음에는 머리를 물들인다는 것이 외부의 시선때문에 고민도 됐지만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친구들도 어떻게 했느냐고 너도 나도 물어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학생이 머리를 염색하는 것은 별난 행동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개성이 강한 신세대들에게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신촌 강남역 압구정동을 걷다 보면 한국인의 원래
머리가 무슨 색이었는지 헷갈릴 정도다.

오렌지색 보라색 빨간색 녹색 등 거리를 수놓은 화려하고 다양한 머리색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다.

한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헤어컬러는 한층 시원하고 과감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헤어 컬러링이 최근 유행을 타는 데 대해 외국의 패션 문화가 빠르게
흡수되거나 뉴 밀레니엄을 앞둔 설렘의 표현이라는 등 사회학적인 견해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염모제의 기능과 품질이 크게 향상된 것을
큰 이유로 꼽고 있다.

미용실에서 몇시간씩 앉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과 비싼 가격 때문에 염색을
꺼리던 사람들도 이제는 손쉽게 집에서 머리색을 바꿀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머리 염색에도 신세대와 젊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최근 유행하는
DIY(Do It Yourself)바람이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염모제 메이커들은 올 여름을 겨냥해 다양한 새 제품을 선보였다.

멋내기용 헤어컬러링 시장의 1,2위를 다투는 업체인 웰라와 태평양은 각각
비바 칼라, 스케치 등의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나드리화장품 소망화장품 등 중견 메이커들도 최근 신제품을 앞세우고
판매경쟁에 한창이다.

동성제약 중외제약 종근당 등 대형 제약업체들도 새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고객잡기에 가세,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하고 질좋은 염모제를 골라 쓸수
있게 됐다.

또 랑콤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로레알을 비롯 외국의 대형 화장품 메이커들
도 뛰어들어 염모제 시장을 둘러싼 판촉싸움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에는 바이올렛 계통의 강렬한 컬러가 유행을 리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평양의 김수연 과장(브랜드매니저)은 "차갑고 깨끗한 느낌은 여름과도 잘
어울린다"며 "금년 여름엔 보라색 계열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경쾌한 느낌의 밝고 사랑스러운 오렌지색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머리 염색을 할 때는 자신의 연령과 얼굴 등 피부색깔과 잘 어울리는 색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품종류와 색상이 워낙 다양한 만큼 구입할 때는 신중히 골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머릿결이 상해 고민이라면 염색외에 코팅 기능을 함께 갖춘 제품을 택하는
것도 좋다.

< 손승현 기자 sson@ >

[ 머리염색 주의점 ]

우선 염색하기 전에 머리카락에 영양을 듬뿍 줄 수 있도록 여러번
트리트먼트를 해준다.

또 염모제는 대부분 피부에 묻으면 쉽게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염모제가
묻기 쉬운 부분에는 사전에 마사지 크림을 바르는게 좋다.

피부에 묻은 염색약을 없애려면 염색약 제거제를 사용해야 한다.

머리를 염색하는 시간은 염색약의 종류와 머리카락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40분이상 끌어서는 안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반적으로 20~30분이면 적당하다.

머리염색이 끝난 후에는 다음날부터 적어도 1주일간 트리트먼트나 헤어팩
등으로 머릿결을 보호해야 한다.

또 10일 이내에는 퍼머를 해서는 안된다.

다시 염색하고 싶을 때는 두세달 정도는 기다렸다가 해야 머릿결이 상하지
않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