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룻물을 담는 그릇인 연적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필수품이었다.

어떤 연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양반들의 품위가 달라지기까지 했다.

조선 후기에 들어서는 주변의 동물이나 물고기 과일등의 모양을 본떠 만든
백자연적이 유행했다.

청화백자투각운용문연적(국립중앙박물관소장)은 물을 담는 몸체가 안에 있고
이를 장식하는 겉면이 있는 이중구조로 되어 있는 조선시대 후기(18세기)의
유물이다.

높이 11.5cm, 옆지름 11.5cm, 밑지름 7.4cm로 겉면은 구름과 용무늬를 써서
대담하게 조각했다.

용은 백색으로, 구름은 청색으로 발색의 농담을 자유롭게 구사했다.

특히 구름은 짙고 옅음(농담)이 자유롭게 구사돼 있어 생동감이 넘친다.

청화 발색은 곱고 밝아서 이 연적의 품위를 잘 나타내고 있다.

조선조 도자기에는 섬세한 공예디자인의 작품이 귀한데 이 작품은 세공을
가미했으면서도 의젓함을 지니고 있다.

도자기의 밑바닥에는 5개의 구멍이 있는데 4개는 주변에 있으며 중앙에
하나가 있다.

이 구멍으로 물을 담게 만들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