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가락 하는 탓일까.

서해안에서 북한의 경비정이 들락날락 하는 탓일까.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이에따라 시중자금도 한 주가 다르게 뚜렷한 궤적을 그리며 움직이고 있다.

오락가락 하는 비만큼이나 종잡을 수 없는게 주가이고 들락날락하는 북한
경비정만큼이나 감잡을 수 없는게 시중자금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생각인
듯하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시중자금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주식관련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시중자금을 보면 그렇다.

주식형수익증권의 증가세는 꾸준하다.

증권사 고객예탁금도 등락은 있지만 여전히 증가세다.

반면 월초를 맞아 크게 늘었던 은행 저축성예금과 투신사공사채형 수익증권
의 증가세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은행 저축성예금은 8일부터 1주일 동안 8천8백61억원 증가했다.

지난 한달동안 1조4백93억원 줄었던 것에 비하면 서서히 흡인력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1조3천6백98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많이 둔화됐다.

개인의 경우 역시 주식쪽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게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기업이나 기관들이 반기결산을 앞두고 여유자금을 단기저축성예금에 맡기고
있으나 구심력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에 비해 주식형수익증권의 돌풍은 여전하다.

8일부터 1주일동안 1조5백34억원이나 늘었다.

1일부터 7일까지의 증가액 1조6백59억원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이런 식이라면 이달중 주식형수익증권 증가액은 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 4월과 5월 각각 6조1천3억원과 5조3천15억원 증가한데 이어 시중자금의
블랙홀 위력을 상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대세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개인들 사이에 갈수록 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형수익증권의 돌풍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꾸준히 8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가 등락과 실권주청약 등에 따라 예탁금의 증감도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론 증가세다.

역시 주가가 어느 정도에 이르느냐에 따라 예탁금의 9조원 돌파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초 1주일 동안 2조7천6백61억원 증가했던 공사채형수익증권은 8일부터
1주일 동안 4천3백52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달중 증가액은 3조2천13억원.

그러나 장기공사채형은 3천2백92억원 줄었다.

대신 단기형 수익증권이 3조5천3백5억원이나 늘었다.

다음달부터 장기공사채형이 싯가평가를 적용받는데다 투자자들이 주가흐름에
민감해지면서 단기부동화가 심해졌다는 얘기다.

은행금전신탁은 감소세가 많이 둔화됐다.

단위형금전신탁의 인기는 시들해졌지만 3개월이면 찾을 수 있는 단기특정
금전신탁에 돈이 몰린 덕분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