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롯테, 여기에도 이렇게 쓰오/내 초상화를 그대에게 보내오/아마도
그 긴 코를 볼 수 있을 것이오/그 눈빛과 흩날린 고수머리도"
("초상화"부분)

독일 대문호 괴테(1749~1832)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실제 주인공인
롯테에게 보낸 연시다.

친구의 부인에게 품었던 연정을 주체할 수 없어 자살한 친구 예루살렘과 긴
코를 가진 괴테 자신, 그리고 롯테를 향한 애정이 함축돼있는 작품이다.

괴테 탄생 2백50주년을 맞아 그의 애정시를 담은 "나는 그대를 꺾으리, 들에
핀 장미여"(도서출판 동인)가 출간됐다.

괴테의 문학세계에 영향을 미친 여인들의 이야기와 그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쓴 시들이 담겨있다.

괴테 연구가들에 따르면 그는 평생동안 26명의 연인과 사귀었다고 한다.

라이프치히 대학시절의 하숙집 딸 안네테(일명 케트헨), 74세 때 구혼한
19세의 울리케까지 괴테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의 순례자였다.

이번 작품집에는 괴테가 유일하게 결혼했던 아내 크리스티아네를 비롯
10여년간 사랑을 나눴던 7살 연상의 슈타인 부인 등과 관련된 시들도 담겨져
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