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칼튼 호텔 설계를 처음부터 제가 맡은 게 아니었습니다. 당시 이
설계는 4개 설계업체가 참여한 지명경쟁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처음에 저는
탈락됐지요. 1년후 건축주가 당초 당선안을 포기하고 제 계획안을 다시
선택했습니다"

류춘수(53.이공건축대표)씨는 리츠칼튼호텔 설계를 맡게된 과정을 이같이
밝혔다.

"건축사사무소 설립이후 첫번째 프로젝트가 제주 와싱톤 호텔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서울 와싱톤호텔을 증축한 리츠칼튼호텔을 어렵게 다시 맡게돼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리츠칼튼호텔은 대지형태가 좋지 않았다.

또 세계적 수준의 호텔을 원하는 건축주의 요구도 그에겐 큰 부담이었다.

"기존건물의 구조와 기능을 그대로 살리면서 전혀 새로운 건물을 창조해야
한다는 생각에 많은 날들을 뜬눈으로 보냈죠. 도로변에 바짝 붙은 대지에서
사람들이 편안하게 오갈수 있고 천박하지 않은 고급호텔을 만들어낸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류씨는 리츠칼튼호텔의 설계방향을 지하층 이용의 극대화와 동선의 명쾌한
구분으로 잡았다.

호텔은 고객과 종업원 동선의 구분이 정확해야 효용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호텔에서 지하층기능의 극대화에 신경을 쓴 이유는 지형 자체의 고저차
가 심하고 좌우로 길게 늘어진 형태상 제약때문이었죠. 그래서 로비부분에
넓으면서도 천장이 높은 아뜨리움을 배치했구요. 아뜨리움은 지하공간을
지상화하는 효과뿐 아니라 좁은 공간의 폐쇄성을 없애줍니다"

건축가 류씨는 88올림픽체조경기장.말레이시아 쿠칭체육관.원주치악실내
체육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설계를 맡는등 체육관 설계에 일가견이 있다.

지난 95년에는 중국868타워의 국제현상설계에 당선돼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