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말한마디가 침체됐던 장중
분위기를 일거에 반전시켰다.

그는 지난 17일 상하양원 합동경제청문회에서 "완만한(modest)" 금리인상을
시사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고공비행을 위해 페달을 밟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올여름 미증시는 전형적인 "섬머랠리" 장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세계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플레 우려가
완화되면서 증시에서의 자금이탈 현상도 일어나지 않아 낙관적인 7월 장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특히 그린스펀의장의 발언으로 금리인상수준이 당초 예상했던 0.25%포인트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증시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의 실력자인 골드만 삭스의 애비 조셉 코헨(여) 투자전략가는 "적당한
인플레와 완만한 금리 높은 수익율로 주가는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러먼브러더스의 제프리 애플게이트 수석투자전략가도 "다우지수와 스탠더드
&푸어스500(S&P)지수가 연말까지 20%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도날드슨&러프킨투자의 토마스 캘빈같은 애널리스트는 델컴퓨터 아메리카
온라인(AOL)등 첨단주와 화이자 등 생명공학 주들은 같은 기간동안 30%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컴팩 인텔 등 주요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같은 낙관적 전망에 힘입어 다우지수는 지난주(6월14~18)
3.5%(365.05포인트)가 상승, 10,855.56을 기록했다.

월가의 서머랠리 장세는 아시아 등 신흥시장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모건 스탠리는 최근 펴낸 "세계증시전망"보고서에서 "아시아 중남미 등
이머징마켓의 증시가 대세상승기에 접어들었다"며 "신흥국가의 불마켓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서머랠리는 없다"는 전망도 일부 비관론자들 사이에서 조심스레
재기되고 있다.

이들은 최근의 주가 추세선이 폭락세를 보였던 작년과 공통점이 많다며
다우지수가 작년 여름의 7,800포인트까지 추락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연초(겨울)부터 5월까지 고가장세를 지속하다 조정기를 거쳐
한여름인 7월 17일~8월말사이엔 9,337포인트에서 7천5백39포인트로 19%
폭락했었다.

S&P지수도 같은 기간 1,186포인트에서 9백57포인트로 미끄러졌다.

아시아 중남미 러시아 지역의 외환위기로 미 증시가 휘청거린 것이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아시아 증시는 21일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주가평균은 1만7천7백38.85엔으로 전주말보다 1.76% 올랐다.

아시아에 외환위기가 닥친 97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일본 엔화약세로 수출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한 것이 지수를 크게
끌어올렸다.

대만가권지수 역시 13개월만에 최고치인 8,413.48로 마감했다.

해외펀드들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여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됐다.

홍콩 항셍지수는 4.37% 오르는 초강세를 보였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지수도 2.40% 올랐다.

수출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좋아지면서 수출관련주들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태국과 인도네시아도 각각 3.73%와 1.21% 상승했다.

정국이 불안한 말레이시아만 약보합세를 유지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