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우레소리 땅 위의 아우성/불바다 피투성이 새우기 몇 밤
/이 나라 해병들이 명예 걸메고 목숨 내건 싸움터 도솔산일세
/오오- 도솔산 높은 봉 해병대 쌓아올린 승리의 산/오늘도 젊은 피 불길을
뿜는다"

해병대 장병들은 지금도 "도솔산의 노래"를 부르며 해병의 기백을 드높이고
있다.

6.25때 도솔산전투의 승리를 기린 군가다.

도솔산은 강원도 양구군에 위치한 해발 1,148m의 고봉으로 대우산 대암산
가칠봉 등과 함께 태백산백에 우뚝 솟아 있다.

산의 동쪽으로 소양강이 남북으로 흘러 내리고 약7.5km 북쪽으로 군사분계선
이 통과한다.

험준한 산악지대인 도솔산지역은 6.25때 북한군 2개사단이 점령해 난공불락
임을 호언하던 천연요새였다.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하고 4천2백여명의 병력이 수류탄과 자동화기를
퍼부으며 사수하려 드는 바람에 미국해병도 고지를 점령하지 못하고 5백명의
사상자만 낸채 퇴각했던 곳이다.

그러나 한국해병대 제1연대는 51년 6월4일부터 19일까지 16일간 산재해 있는
24개의 고지를 탈환하는 혈전을 벌여 전략요충지를 확보했다.

계속되는 폭우와 짙은 안개로 항공및 야포지원도 없는 최악의 조건속에서
육박전을 벌여야 했던 장병들의 전투능력만으로 거둔 승리였다.

한국해병의 5대 작전중 하나로 기록돼 있는 도솔산전투는 2천2백여명의
북한군을 사살하고 40여명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렸다.

하지만 아군도 7백여명의 사상자가 나온 산악전사상 유례없는 대공방전
이었다.

올해 창설50주년이 되는 해병대가 지난주 일요일 도솔산전투기념일을 맞아
양구군과 공동으로 도솔산전적기념비를 현지에 새로 세우고 도솔산전적문화제
를 열었다는 소식이다.

6.25가 일어난지 근 반백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전국해대들에게는 호국영령들
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점차 잊혀져가고 있다.

양국의 도솔산전적문화재가 이미 자리를 굳힌 화천의 비목문화제와 함께
6.25격전지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되새기고 산화한 젊은 영혼을 위로하는
뜻깊은 진혼제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