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죽었다.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는 있어도
소프트웨어 업체로 살아남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이 얘기가 "한국의 빌게이츠"를 꿈꾸며 소프트웨어 시장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것으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냉엄한 현실이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포스(Sisyphos)가 힘들게 바윗돌을 산등성이
로 굴려 올리지만 이내 되밀려 내려오는 것처럼 우리의 소프트웨어 업계는
신제품 개발과 불법복제 사이에서 지루한 시소게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국내의 대표적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글과컴퓨터사마저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종말을 고한 상황.

이런 지식재산권의 침해 행위는 비단 소프트웨어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기술분야에서도 지식재산권에 대한 침해 행위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우리의 지식재산권 관련 법규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그 보호시스템은 아직
후진국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엔 특허 등 지식재산권의 취득과 관리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신물질의 성분조성 등 일부 기술분야를 제외하곤 특허를 취득해 놓는 것이
훨씬 안전하기 때문.

또 특허.실용신안 등 산업재산권은 국가가 그 기술력을 인정하고 독점적
실시권을 허용한 것이므로 기업활동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설사 유사품이 나오더라도 법적 대응이 가능해 손해배상 등 다양한 구제조치
가 가능하며 노하우나 영업비밀의 형태보다 벤처기업으로 지정을 받거나
벤처캐피털을 이용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

그렇다면 지식재산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식재산권의 효율적인 관리법은 자동차의 관리방법과 매우 유사하다.

자동차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적기에 각종 점검을 해야 한다.

또 때가 되면 엔진오일을 갈아주어야 하고, 브레이크 패드도 교환해 주어야
안전운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가끔 타이어의 공기압이 적당한지 살펴 보충하고, 납기내에 자동차세
와 차동차 보험료도 납부해야 한다.

그래야 자동차를 오랜 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특허권자도 특허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특허권을 건실하게
유지할 수 있다.

먼저 새로운 발명을 완성했다면 특허출원을 해야한다.

특허를 출원하면 발명의 내용은 명세서와 도면에 기재된 내용으로 특정된다.

그리고 누구의 발명이 먼저 출원되었는가 하는 순서의 결정도 출원 날짜로
확정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비밀유지의 노력을 태만히 해서는 안된다.

출원인은 출원일로부터 1년3개월 이내에는 최초의 명세서 또는 도면의
요지를 변경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진해 보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원된 발명이 심사관의 심사를 거쳐 특허공보에 출원공고되면 공고된
날부터 특허권과 같은 권리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출원공고가 나면 이때부터 권리에 대한 침해가 없는지 감시조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타인의 이의신청 및 무효심판 청구 등이 있을 경우에는 적절한
증거방법 등을 찾아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허등록이 완료되더라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특허권을 관리해야 한다.

특허권의 유지를 위해서는 특허료의 납부와 실행의무 등이 뒤따른다.

특허권자는 발명권을 방치하지 말고 실시하는 등의 세심한 관심도 필요하다.

비록 "특허무용론"까지 대두되는 현실이긴 하지만 지식정보화의 진전으로
특허 등 지식재산권은 21세기 세계화시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천명으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새로운 첨단기술의 개발 못지 않게 지식재산권의 취득 및 관리도
벤처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 광운대 창업지원센터 전문위원.엠케이컨설팅 대표
stealth@daisy.kwangwoon.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