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간 이산가족 문제등을 협의하기 위한 남북차관급 회담이 21일 두차례
나 연기되는 등 진통 끝에 끝내 열리지 못했다.

북한측은 이날 북측대표 전금철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남측이 차관급회담
이전에 보내 주기로 한 비료 10만톤중 2만2천톤이 아직 북측에 전달되지
않았다"며 "이는 쌍방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적으로
차관급회담 날짜를 연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변했다.

북측은 추후 회담날짜와 관련, 비료 10만톤 전량이 모두 북한에 전달된 이후
에야 회담일정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양영식 통일부차관은 "북에 전달되지 못한 비료 2만2천톤
은 지난 20일 여수항을 출발 22일 새벽 2시께 남포항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북한이 이를 구실로 회담을 지연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양 수석대표는 베이징 예비접촉에서 쌍방이 합의한 대로 당국간회담에 응할
것을 북한측에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북한측의 일방적인 회담연기에 따라 이산가족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할 차관급회담의 전망은 극히 불투명해졌다.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회담을 무기 연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으나 "앞으로 회담이 열린다 해도 구체적인 합의사항이 도출될 수
있을런지 여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 베이징 = 김영근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