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31.27포인트나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21일 증권주는
폭락했다.

증권업종지수는 이날 하루동안 무려 1백19.02포인트가 밀려 2734.96으로
주저앉았다.

증시활황과 더불어 고속상승해온 지금까지와는 정반대다.

증권주의 내림세는 지난 17일 시작돼 이날까지 3일간(거래일수 기준)
계속됐다.

뿐만 아니다.

증권회사들조차 앞다투어 증권주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의 주식에 투자하는걸 유의하라는 ''역설''을 서슴지
않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이날 증권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
으로 하향조정했다.

잘 나가던 증권주가 이렇듯 흔들리는건 역시 경쟁격화다.

대경쟁의 시발점은 다름아닌 사이버거래 수수료인하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거래금액의 0.5%이던 사이버거래 수수료가 지금은
최저 0.06%까지 하락했다.

게다가 하반기에는 사이버증권사와 위탁매매만 전담하는 소형증권사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미 골드뱅크 등 10여개사는 사이버증권사 설립에 착수했다.

이들 증권사중 일부는 아예 매매수수료를 없애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수수료를 한푼도 받지 않는 대신 인터넷사이트의 광고료만 먹고 산다는
구상이다.

꿈으로만 여겨지던 "매매수수료 0%시대"가 대문앞까지 성큼 다가와 있는
셈이다.

투자자에겐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증권사는 다르다.

수수료를 깎아주면 남는게 없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반수수료의 인하도 눈앞에 다가와 있다.

그래도 대형 증권사는 비빌 언덕이 있다.

위탁매매수수료 외에 수익증권판매수수료가 있어 위탁수수료를 인하해도
먹고 살 기반이 있다.

신규상장과 등록을 위한 인수업무도 대형사에 집중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고객의 자산을 종합관리해주는 "랩어카운트(Wrap Account)"
도 도입된다.

수수료인하 경쟁은 중소형사의 입지를 좁혀 증권산업의 구조재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의 현재의 상황은 한마디로 "한국판 빅뱅"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