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회간 수수료 인하경쟁은 대우증권이 지난 14일 사이버 수수료를
사이버수수료를 0.1%로 내리면서 본격화됐다.

대우의 공세는 세종증권등이 수수료를 인하한 그 이전과는 판이했다.

동원 한화 동부 유화 신흥등이 곧바로 그 뒤를 따랐다.

현대 삼성 대신 LG증권 등도 사이버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인하를
준비중이다.

더 나가 일반 위탁수수료까지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사어버거래수수료를 포함한 평균 수탁수수료율이 <>98년
0.46% <>99년 0.38% <>2000년 0.32% <>2001 0.3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수료 인하전쟁, 다시말해서 "한국판 빅뱅"이 시작됐다.

진앙지는 물론 사이버수수료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사이버수수료 인하경쟁은 멈출줄을 모른다.

경쟁이 시작된지 두달도 안돼 0.06%까지 내려왔다.

수수료라는 단어가 적어도 사이버에서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특히 대형사인 대우증권이 최근의 사이버 수수료인하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일반 위탁수수료를 내리는 회가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한국판 빅뱅"이 곧 닥칠 것이라는 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과거 미국과 영국 증권업계가 수수료 인하로 빅뱅의 회오리에 말렸던
것처럼 한국에서도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실 사이버 수수료 인하는 증권업계에 이만저만한 손실을 주는게 아니다.

증권사들은 두달전까지만 해도 1억원을 거래하는 고객으로부터 1백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요즘은 0.06%로 계산할 경우 단돈 12만원이 수입의 전부다.

10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이것만으로도 올 한해동안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입은 1조6천억원정도
감소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추정이다.

이같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수수료를 내리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증권거래의 경우 이미 사이버시대로 들어섰기 때문이다"(동양증권 기획팀
이중석 과장).

이미 증권사 매장에서 컴퓨터로 자리를 옮긴 투자가가 전체 투자가의 12%에
이른다.

개인뿐 아니라 기관투자가들도 매장에서 등을 돌렸다.

"올 연말에는 전체투자가중 최소 30%가 컴퓨터로 주문을 낼 것"(미래에셋
기획팀 설경석과장)으로 예상된다.

대세는 이미 사이버로 기울었지만 고객을 잡기란 만만치 않다.

사이버거래의 특성은 "한번 거래를 트면 증권사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동원증권 고객정보실 이수범 과장)는데 있다.

결국 사이버시장이 막 확장하고 있는 지금 기선을 잡지 못하면 고객확보는
물건너갈 수 밖에 없다.

물고 물리는 수수료인하경쟁은 이래서 촉발됐다.

하지만 수수료 인하경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내릴때까지 내렸지만 아직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동원증권 이 과장)는
것.

사이버 전문 증권사가 설립될 경우 광고로만 운영해 수수료가 아예
없어질지도 모른다는게 업계의 예상이다.

수수료 인하전은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정작 증권사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다른데 있다.

수수료 인하로 촉발될 증권업계의 판도변화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수수료인하가 증권업계의 밑그림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동양증권 이 과장).

미국 증권업계에는 "노동절 혁명(Mayday Revolution)"이라는 말이 있다.

지난 75년 5월1일에 수수료가 자율화되면서 수많은 증권사들이 도태된 것을
의미한다.

당시 10대 증권사중 살아남은 것은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 두곳뿐이다.

영국의 경우에도 80년대 초에 수수료 인하로 빅뱅이 초래됐었다.

증권업계는 지금의 상황이 미국의 "메이데이 혁명전"과 똑같다고 입을
모은다.

위탁수수료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 수수료 인하전은 비록 사이버에 국한돼 있긴하다.

그러나 일반 위탁수수료로 번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미 증권업계에서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위탁수수료인하 준비가 끝났다는
말까지 나온다.

빅뱅전야라는 의미다.

증권업계는 앉아서 돈을 벌던 시대는 끝났다고 보고 있다.

덩치가 아닌 실력으로 진검승부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세종증권 서정계
사이버팀장)는 것.

이번 사이버 수수료 인하전이 증권사의 체질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