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동안 급락세를 보여왔던 국제 철강가격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세계 철강 수요가 아시아 지역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증가추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철강가격을 선도하고 있는 열연강(hot-rolled coil)의 경우 현재 유럽
시장에서 t당 2백20~2백5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로써 국제 열연강 가격은 올들어 약 18% 상승, 지난해 8월 수준을
회복했다.

건설분야에 주로 사용되는 형강(H빔)가격은 t당 2백65달러선으로 지난
3월말이후 약 6.3% 올랐다.

국제 철강가격은 아시아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지난 97년 여름부터 떨어지기
시작, 지난해 말 30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국 컨설팅업체인 MEPS의 철강시장 전문가인 피터 피시는 "철강가격이
올 초 저점을 통과한 뒤 회복기로 들어섰다"며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공급우위를 보여왔던 국제 시장 수급상황
이 역전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요측면에서는 그동안 비축량을 줄여왔던 건설 정유 자동차 등의 업계가
본격적으로 철강 매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인프라 건설에 적극 나서면서
이 지역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포항제철은 동남아시아 및 중국에 대한 수출 가격을 올들어 평균 약 6%
올렸다.

런던 코메르츠뱅크의 원자재시장 분석가인 피터 두폰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철강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유럽의 경우 올해
철강 수요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뒤 내년에는 3%정도 증가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공급량은 오히려 감소세다.

주요 철강생산업체들이 지난 2년동안 수요감소에 맞춰 생산시설을 줄였기
때문이다.

국제철강협회(IISI)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1~5월중 세계 철강생산량은
3억9백70만t으로 전년 동기대비 5.3%가 줄었다.

한편 세계 주요 철강업체들은 2년간 지속된 철강가격 하락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제6위 업체인 브리티시스틸은 작년도 2억2천6백만달러, 독일의 티센은
3천1백만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또 미국의 US스틸은 올 1.4분기에만 1천4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