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49돌.

전쟁의 상흔은 근 반세기가 흐른 지금까지도 한반도 허리를 가르며 뚜렷이
남아 있다.

20세기의 마지막 6.25를 맞아 방송 3사는 다양한 특집으로 그 의미를
더듬어 본다.

MBC특집극 "오른손과 왼손"(25일 오후10시)은 이념대립으로 역사의 희생물이
된 두 남자의 비극적인 인생역정을 다뤘다.

6.25와 빨치산 전투에서 비롯된 아버지대의 악연이 대를 이어 10.26으로까지
연결된다는 줄거리다.

극은 79년 10.26이 발생한 궁정동 안가에서 시작한다.

중앙정보부와 청와대 경호실 요원으로 근무하는 두호(최재성)와 재수
(장동직)는 중정과 경호실의 세력다툼에 휘말리게 된다.

둘사이는 빨치산으로 입산했던 두호의 아버지가 6.25당시 국군이었던 재수
아버지의 총에 목숨을 잃었다는 악연으로 얽혀있다.

두호는 결국 자신의 아버지를 쏜 남자의 아들인 재수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연출을 맡은 한희 PD는 "이데올로기로 얼룩진 두 남자의 삶을 통해 민족의
애증사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KBS2TV는 이산가족의 갈등을 그린 드라마 "오래된 집"(25일 오전 11시)을
방송한다.

6.25때 잃어버렸던 아들을 20년만에 찾게된 어머니는 아들에게 극진한
사랑을 쏟는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러던 중 정부는 남북회담의 결과로 방북을 허용키로 했다고 발표하고
아버지는 북에 두고온 처자를 만날 날만 기다린다.

역시 KBS2TV의 특집 다큐 "군용백속의 아이"(25일 오후 10시)는 53년 7월
한국전쟁이 끝나고 본국으로 귀환하는 콜럼비아 병사의 군용백에 숨어
콜럼비아로 건너간 전쟁고아 윤우철씨의 사연을 다룬다.

지난달 고국을 찾은 윤씨가 KBS1TV "아침마당"을 통해 가족과 상봉하는 가슴
저미는 순간도 담는다.

SBS도 국군홍보관리소에서 제작한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25일 오전 11시)
를 내보낸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