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 삭감의 귀재" 르노자동차의 카롤로스 곤(45) 전수석부사장이
부실기업 닛산자동차를 회생시킬수 있을 것인가.

곤 전부사장은 닛산자동차의 회생을 위해 "르노식 개혁"에 본격 시동을
걸고 나섰다.

오는 25일 닛산의 2인자인 COO(최고집행책임자)로 취임하는 그가
벌써부터 개혁의 큰그림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첫작품은 조직개혁.

곤 전 부사장은 상품력강화 제조비삭감 등의 문제를 입안하고 실행하기 위한
프로젝트팀인 "통합업무 결정기구(CFT)"를 올 가을 닛산에 신설한다.

CFT는 생산 판매 설계 관리 등 각부문에서 뽑은 30대에서 40대중반의
중견사원 10명정도로 짜여진다.

이 팀은 하나의 테마를 수행하고 나면 곧바로 해체된다.

이 팀의 리더인 젊은 간부후보생들은 실적에 따라 중역으로 발탁될 기회를
잡게 된다.

고령화 관료화된 닛산을 젊은 조직으로 변신시키는데 CFT를 활용하자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CFT는 르노의 실적회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조직이다.

곤 부사장(당시)은 "각부문의 힘이 지나치게 강한 나머지 시장에 맞는
상품을 제공할수 없었다"며 부서주의 타파에 나섰다.

코스트삭감도 핵심 개혁과제의 하나로 꼽힌다.

공장자재나 부동산조달업무 자동차부품구매를 통합한다.

연간 5천억엔에 이르는 구매업무를 본사로 통합, 구입자로서의 힘을 강화
시킨다.

이같은 집중구매제도의 도입으로 10%정도는 코스트를 삭감할수 있을 것으로
곤 전 부사장은 기대하고 있다.

르노자동차는 조달기능의 일원화를 통해 98년도에 조달비를 1천8백억엔이나
줄였었다.

르노측은 상품기획 기능의 강화에도 신경을 쏟고있다.

지금까지 개발과 판매부문에 소속돼 있던 상품기획을 분리, 7월1일부터
경영기획과 통합한다.

르노의 패트릭 패러터(43) 전부사장이 상품기획을 담당할 차기부사장을
맡는다.

르노식 개혁의 성공을 위해 부진한 국내판매부문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은 것이다.

닛산은 지난달에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했다.

이에따라 25일에는 50세의 새파란(?) 집행임원 상무가 탄생한다.

인사개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곤 전 부사장은 하나와 요시카즈 사장에게서 닛산개혁을 위한 전권을
넘겨 받았다.

닛산의 명운을 결정짓는 해결사인 셈이다.

"올 가을까지는 근본적인 재건책을 만들어내겠다".

르노를 정상화시켰던 곤 전 부사장이 또다시 닛산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