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자동차 빅딜과 관련, "삼성이 크게 고민하고
있다"며 타결에 애로가 많음을 내비쳤다.

그는 재벌그룹이 계열사간 상호출자로 내부지분율을 높인 것은 지주회사로
가는 전단계로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2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정치연구회(회장
이재정 성공회대 총장) 주최 월례포럼에 참석, "국민의 정부 경제개혁의
진단과 전망"이란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 자동차 빅딜 =제도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

소액주주들의 권한이 강화돼 경영을 잘못한 오너나 경영진에 대해선 민사는
물론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삼성은 그룹계열사들의 부채분담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상장사는 소액주주와 외국인주주의 반발, 비상장사는 내부거래 차단,
회계투명성 등의 문제로 삼성이 고민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47%의 지분을 가진 외국인들이 속속들이 들여다본다.

<> 재벌 소유.경영 분리 =제도적 장치들이 작동하면 자연스레 그렇게 간다.

재벌들이 계열사간 상호출자로 내부지분율을 높이는 것은 지주회사로 가는
전단계다.

미미한 지분으로 사실상 지배하는 것보다 법적으로 확실한게 차라리 낫다.

상호출자를 당분간 허용한 것도 내부문제를 해결하라는 취지다.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하면 어차피 내년부터 계열사간 관계가 다 드러난다.

<> 대기업 투자 부진 =대기업이 투자를 안한다고 나라가 망하진 않는다.

중소기업 투자나 창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도 지난 10년간 대기업들은 끊임없이 사람을 잘랐다.

10년간 일자리가 4백50만개나 늘어난 것은 중소기업 인터넷 정보산업
등에서다.

대기업은 현재 몸집만 유지해도 다행이다.

은행도 돈 빌려줄 곳이 없으면 우량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세일에 나설
것이다.

<> 창의력에 대한 인센티브 =배고픈 개혁은 안된다.

사람을 키워야 한다.

"잘난 사람"(창의력)에 인센티브를 주지 않으면 사회가 하향평준화된다.

유인책으로 회사와 종업원이 주식을 공유하는 주식공유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종업원지주제보다 광범위하고 선진국에서 논의되는 "제3의 길"
(사회시장경제)보단 자유로운 개념이다.

또 기업 이익을 나눠야 하고 연금제도를 국가가 아닌 사업장단위 프로그램
(기업연금)으로 바꿔야 한다.

< 오형규 기자 o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