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권예약 ''전자티켓'' 돌풍 ]

항공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첨단을 달려 왔다.

산업특성상 첨단기술에 익숙해 있어서다.

그러나 항공산업은 인터넷 도입에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왜 그럴까.

아이러니컬하게도 항공산업은 이미 상당 수준의 정보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정작 인터넷에는 인색하다는 진단이다.

지난 20년 동안 항공산업의 정보체계를 지배해온 컴퓨터예약시스템(CRS)
탓이다.

CRS가 티켓팅에서 부터,스케줄관리 노선경유 등 각종 정보를 항공사
여행사및 승객들에게 지난 20년동안 독점적으로 처리해 왔기 때문에 다른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성이 적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항공업계에도 인터넷 혁명은 거센 회오리 바람이 되어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경영 효율성 제고, 서비스 수준 향상, 완벽한 정보화를 위해서는 인터넷
도입이 필수라는 의식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 인터넷 경영의 필요성및 전망

최근 아메리카웨스트에어라인(AWA)이 "전자티켓(e-ticket)"을 도입하며
실시한 한 조사결과는 인터넷 경영이 얼마나 절실한 가를 잘 보여준다.

여행사를 통해 티켓을 판매할 때 AWA가 지불하는 유통비용은 장당 평균
23달러.

고객이 AWA의 예약부를 통해 직접 티켓을 구입하면 항공사 비용은 13달러로
줄어든다.

그러나 고객이 AWA의 인터넷 사이트(www.americawest.com)를 이용, e티켓을
사면 유통비용이 6달러로 줄어든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종이 탑승권을 발매할 경우 컴퓨터 자판을 평균 54차례 두드려야 하지만
인터넷으로는 마우스를 5차례만 클릭하면 모든 절차가 끝나기 때문이다.

인터넷 도입이 항공사 경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선명히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인터넷은 원가절감은 물론이지만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해준다.

이중 고객과 항공사를 하루 24시간 연결시켜 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두드러진
장점이다.

고객들로서는 인터넷 전 시대에는 구조적으로 접근할 수 없었던 각종 항공
정보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e티켓으로 종이사용에 들어가는 복잡한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승객들에게는 지루하게 줄을 서야하는 불편도 덜게 됐다.

미국 주요(Major) 항공사들의 지난해 여객부문 매출은 7백30억달러다.

이중 온라인 매출이 15억달러를 차지했다.

올해엔 여객부문 매출은 총 7백62억달러에 이르고 이중 e티켓 판매고가
2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01년에는 인터넷 탑승권 판매고가 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 혁명전사들

현재 인터넷을 통한 티켓 판매 비율은 항공사별로 1~8%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하면 아직도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항공업계의 인터넷 경쟁은 "정중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인터넷 티켓팅 개념은 알래스카항공이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

이어 콘티넨탈 델타 버진익스프레스 이지제트 등이 속속 인터넷 영업에
클릭했다.

알래스카항공은 전체 탑승권의 8%를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으나 오는
2005년까지 티켓 판매의 90%를 e티켓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콘티넨탈항공은 인터넷을 통해 올해 2억7천8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전망
이다.

이는 화물 등을 제외한 전체 여객매출의 3.8%를 차지하는 것이다.

지난 97년의 인터넷 매출 4천3백만달러에 비하면 5백40%가 신장한 놀라운
결실이다.

독일의 루프트한자는 지난 97년 인터넷 예약실적이 1만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작년엔 4만1천건으로 급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루프트한자의 1등석 또는 비즈니스석의 40%가 인터넷
고객이라는 사실이다.

<> 총성은 울렸다

e티켓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항공업체들
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의 판촉전략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항공요금을 낮춰 주거나
마일리지 보너스를 많이 주는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으로 모아진다.

알래스카의 경우 인터넷 고객에 한해 직원을 출장보내 탑승절차를 며칠
앞서 해결해 주는 것은 물론 화물 리무진택시 등 각종 서비스를 사전에
처리해 준다.

콘티넨탈항공은 전용 사이트(www.flycontinental.com) 이용고객에게 평균
20달러를 할인해 주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아메리카항공과 제휴, 상호 인터넷망을 연결해 앞으로 5년내
에 티켓 판매의 37%를 e티켓으로 대체키로 했다.

컨티넨탈항공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모든 탑승 수요를 인터넷으로 처리할
경우 연간 5천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의 인터넷 경영은 다분히 공격적이다.

전자거래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의 티켓에 1달러를 추가로 부담케 한다.

소형 항공사인 아메리카플래트넘항공은 뉴욕에 거주하는 단골고객에 한해
뉴욕-런던간 e티켓을 2백달러로 염가제공하는 등 차별화 전략까지 도입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