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대앞 옷가게에서 구입한 옷을 교환하면서 겪은 일이다.

몇달치 용돈을 모아 큰 맘먹고 여름 바지와 티를 구입했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가게에서 옷을 입어보고 살 수 없다는 주인의 설명
이었다.

눈대중으로 골라잡은 옷을 집에 가져 와 입어보니 티는 괜찮은데 바지가
맞지 않았다.

다음날 점심시간에 옷을 바꾸러 가게에 들렀다.

반갑게 맞이하던 주인의 얼굴이 "옷을 교환하러 왔다"는 말에 금세
굳어졌다.

더욱 놀라운건 "오전엔 옷을 바꿔 줄 수 없으니 오후에 다시 찾아 오라"는
냉랭한 대응이었다.

어이가 없어 따져 묻자 "이곳에서는 오전에 물건을 교환하지 않는게 불문율"
이라는 것이었다.

여러번 항의를 해 보았지만 주인은 막무가내였다.

이대앞에서 신촌역까지 이어지는 패션거리는 대학생이나 직장인, 고등학생들
로 늘 붐빈다.

유행에 맞는 옷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알뜰파 멋쟁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거리다.

그러나 고객에 대한 서비스정신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노경민 < 연세대 인문학부 2년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