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측 대표단은 북한 대사관 소속차량인 짙은 청색 벤츠(111-002)등
3대의 차량에 분승해 9시58분께 켐핀스키 호텔 정문에 나타났다.

우리측 대표단인 조명균 통일부 교류협력심의관이 호텔 정문에서 북한측
대표단을 맞았으며 켐핀스키 호텔 부사장인 대우 조영래이사와 크리스토퍼
뉴베리 지배인도 북한대표단을 영접했다.

이어 박 단장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한 걸음도 옮기지 못하다가 호텔측
경비원과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길을 만들어 주자 천천히 회담장으로 향했다.

그는 "회담 전망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담장에서
얘기하겠다"며 일체 응답하지 않은채 호텔 로비를 거쳐 중앙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담장인 3층 항조우홀로 직행했다.

<>.젊은 나이(43세)로 북 대표단에 포함돼 관심을 끈 권민 아태평화위
참사는 회담장으로 걸어가며 회담의 의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상호관심사와
이산가족문제를 논의한다"고 말했다.

또 "21일 회담이 열리지 못한 것이 비료 때문이냐"고 묻자 "꼭 그런것만은
아니다"고 답했다.

회담전망에 대해선 "잘 될 것이니 너무 조급스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대답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북측대표단은 회담장 내에 마련된 휴게실(뤄양룸)을 잠깐 들른뒤
회담장인 항조우홀로 직행해 우리측 대표단과 악수를 교환했다.

양영식 우리측 수석대표와 박영수 북측단장은 남북 당국의 대표임을
증명하는 신임장을 낭독한 뒤 맑게 개인 베이징의 날씨를 화제로 10여분간
덕담을 나눴다.

박 단장이 먼저 3일간 베이징 날씨가 흐렸던 점을 의식한 듯 "날씨가
오랜만에 맑아졌다"고 말문을 열자 양 수석대표는 "이번에 내린 비는 좋은
비다. 남과 북이 모내기를 끝낼수 있는 축복의 비라고 생각한다. 남북대화의
싹을 틔워 열매를 맺도록하자"고 화답했다.

이에 박 단장은 "이런 비가 잘못하면 장마로 연결된다. 이를 북한에선
"보리장마"라고 한다. 우리가 (북한을) 떠날때는 날씨가 흐렸는데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하늘이 맑게갰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한편 북측의 신임장은 내각 사무국장 정문산 명의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북남 부상급회담의 대표명단은 다음과 같다. 단장 박영수, 대표
최성욱, 대표 권민"으로 적혀 있었으며 우리측 신임장은 임동원 통일부장관
명의로 돼 있었다.

이어 양 수석대표는 "베이징에 오기전에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기대섞인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전금철 선생과 김보현 선생이 뿌린 씨앗을
우리가 잘 키워 풍성한 수확을 거뒀으면 좋겠다"며 "뿌린대로 거둔다"는
속담을 인용했다.

<>.기자단을 내보낸 뒤 10시 15분께 비공개로 시작된 회담은 11시33분까지
1시간20여분간 진행됐다.

회담이 끝난 직후 우리측 대표단은 프레스룸에서 회담결과를 내외신 기자
들에게 간단히 설명했다.

그러나 남북한 대표단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지 않기로 합의해
브리핑은 일문일답없이 10여분만에 끝났다.

< 베이징=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