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의 명칭은 들이나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띠"에서 유래됐다.

모양이 작기 때문에 "작은 띠"라고 부르다가 잔띠에서 잔디로 음운변화가
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한국잔디에 국한되다가 요즘은 우리가 서양잔디라고 부르는 한지형도
잔디라고 부르게 됐다.

이 잔디가 무리를 이루어 군락하는 모습을 잔디밭이라 표현한다.

잔디밭은 잔디들의 광합성으로 낮에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한다.

광합성효율이 상당히 커서 대기 성분이 평형유지에 크게 기여한다.

잔디밭으로 조성된 지역에서는 흙 먼지도 평균 1/5정도 감소시킬 수 있어
대기환경을 쾌적하게 해준다.

이렇게 많은 이익을 주는 잔디를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이용하게 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단지 묘나 정원등에 한정되어 있던 것이 조선말 영국인들에 의해 골프장이
조성된 이후 많이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있다.

잔디밭은 용도도 다양해져서 골프장 뿐만 아니라 정원(관상용) : 축구장,
야구장, 공원, 학교운동장(레크레이션, 스포츠 용) : 제방, 도로사면,
매립지(방재용) 등 날로 확대되고 있어 잔디산업이 급신장을 보이는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용도에 적합한 육종개발로 잔디의 품질을
주력해오고 있다.

이미 OECD에 등록된 잔디 품종 수만도 900여 품종에 이르고 있다.

잔디의 품질이란 용도 등을 고려한 효용가치를 말한다.

관상용은 밀도가 조밀하고 균질하며 색도가 좋아야 조경미를 돋보이게 할 수
있다.

방재용은 뿌리가 충분히 깊게 뻗어 사면 토양을 안정시킬 수 있어야 한다.

스포츠용은 특정경기에 적합한 특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장의 잔디는 밟는 느낌이 단단하고 선수가 넘어졌을
때 보호해줄 수 있는 쿠션효과(즉 탄력성)가 좋아야하며, 답압(닯는 압력)에
강하고 잔디의 회복력 또한 강해야 한다.

골프장의 페어웨이용 잔디는 적합한 라이를 제공할 수 있어서 공이 잔디
위에 놓였을 때 장애물이 되지 말아야한다.

특히 그린의 경우는 어프로치 샷을 한 공이 심하게 구르지 않게 잡아 줄 수
있어야 하고, 어느 방향에서 홀컵을 향해 퍼팅을 하더라도 퍼팅면이 균질해야
한다.

스포츠는 잔디밭이 없으면 존재하기 어렵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 누구도 현대 도시의 상징인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위에서 스포츠를 즐기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므로...

녹색 비단같은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 만일 아스팔트
위에서 벌어졌다면, 그렇게까지 세계인을 흥분시킬 수 있었을까?

< 안양베네스GC 연구팀장 Shkturf@samsuog.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