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PC는 Free(공짜)인가"

매달 일정액을 내고 PC통신을 사용하면 컴퓨터를 무료로 주는 프리PC마케팅
이 새로운 판매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주컴퓨터를 시작으로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삼성전자 LG-IBM 현대멀티캡
등 거의 모든 컴퓨터 업체가 프리PC마케팅에 나섰다.

현주컴퓨터는 3년동안 월 4만2천2백~7만3천원을 내면 컴퓨터와 천리안을
쓸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삼보컴퓨터는 월 4만9천3백~8만3천2백원에 컴퓨터와 하이텔을 쓸 수 있게
했다.

대우통신은 4만5천8백~7만3천2백원에 컴퓨터와 나우누리를 묶어 판매한다.

삼성전자는 3년간 유니텔을 이용하는 조건으로 월 5만8천6백10~
14만1천8백60원에 컴퓨터를 준다.

LG-IBM은 LG인터넷과 함께 월 5만3천6백~10만5천2백원의 프리PC를 선보였다.

현대멀티캡의 경우 신비로와 함께 쓰는 프리PC를 3만~8만원대에 내놓았다.

프리PC는 올해초 미국에서 처음 선을 보였다.

소비자의 컴퓨터 화면에 광고를 계속 보여주고 광고주가 컴퓨터 가격을
대신 부담하는 방식이다.

그야말로 공짜로 컴퓨터를 얻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 프리PC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일종의 할부방식이다.

일정기간 3만~15만원을 내야 컴퓨터와 PC통신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선보인 프리PC는 이름과 달리 공짜는 아니다.

국내 프리PC마케팅은 컴퓨터제조업체 PC통신업체 금융기관이 손을 잡고
실시한다.

컴퓨터제조업체는 짧은 기간에 판매량을 늘릴 수 있고 PC통신업체는 몇년
동안 고정적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또 금융기관은 이자수익과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

관련 당사자 모두에게 유리한 윈-윈-윈 전략인 셈이다.

컴퓨터 업계는 "프리PC마케팅이 목돈없이 컴퓨터를 장만할 수 있고 PC통신
까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도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최근 잇따라 선보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저가PC와
비교하면 어느 쪽이 유리할까.

예를들어 LG-IBM의 프리PC는 PC통신 기본사용료 36만원을 뺀 순수한
PC가격이 1백56만9천6백원.

비슷한 성능의 삼보컴퓨터 저가PC는 1백50만9천원이다.

이것만 따지만 저가 PC가 약간 싸다.

그러나 프리PC 가격에는 3년동안 들어가는 이자수수료 등 금융비용이 포함돼
있다.

1년에 약 10%의 금융비용이 든다고 가정하면 삼보의 저가PC가 오히려
10만원정도 높다.

게다가 프리PC는 목돈없이 컴퓨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별도의 PC통신 요금을 낼 필요가 없어 PC통신이나 인터넷을 많이 사용
하는 사람에게는 제격이다.

그러나 저가 PC의 장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가장 큰 장점은 구입 후 업그레이드나 교환이 쉽다는 것.

또 컴퓨터 가격이 빠른 속도로 떨어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PC를 직접 사는게 유리할 수도 있다.

프리PC든 저가PC든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소비자가 자신의 상황이나 목적에 맞는 제품을 미리 파악하고 가격과
사양을 꼼꼼히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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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