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교보문고 ]]

''아마존이 뭐냐''는 질문으로 세대를 구분해 보자.

남미대륙을 관류하는 큰 강 이름이라고 대답하면 쉰세대,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서점을 떠올리면 신세대다.

아마존이 사이버 공간에서 서점을 차린 것은 지난 95년 7월이다.

미국 시애틀의 허름한 창고에 컴퓨터 몇대를 갖춰놓고 전세계인을 상대로
책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존은 불과 4년만인 지난해 6억1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초대형 서점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주식가치로만 따지면 세계 최대의 서점이라는 반스앤노블의 몇배를 넘는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이란 평도 듣고 있다.

아마존의 성공에 자극받아 국내에서도 다빈치 북포유 와우북 등 수많은
인터넷 서점이 생겨나고 있다.

교보 종로 서울 영풍 등 대형 서점업체들도 앞다투어 온라인상에 서점을
열고 있다.

교보문고는 지난 97년 9월 인터넷 교보문고(www.kyobobook.co.kr)를 만들고
사이버 판매전에 뛰어들었다.

종로서적이 그해 5월 최초로 인터넷 서점을 열었으니 교보의 e-비즈니스는
조금 늦게 출발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보문고는 현재 국내 인터넷 서점중 가장 큰 규모와
가장 많은 고객수를 자랑하고 있다.

인터넷과 통신판매를 통해 책을 사가는 북클럽 회원수만 지난 4월 20만명을
돌파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자가 승리한다"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통념을 무너뜨린
것이다.

교보문고의 이영조 북클럽 운영팀장은 그 이유를 "기초가 튼튼했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교보문고가 온라인 판매에 관심을 돌린 것은 사실상 80년대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사는 89년부터 PC통신 천리안을 통해 서적을 판매했다.

그 과정에서 "돈"보다 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수십만종의 서적에 일일이 번호를 매겨 분류하고, 고객의 성향에 맞도록
도서정보를 재가공하는 데이터베이스(DB) 관리능력을 쌓은 것이다.

이 팀장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홈페이지는 빙산과 같다"고 강조한다.

빙산은 물위에서 보면 조그만 얼음덩이에 불과하지만 뭍밑에는 어마어마한
몸집이 숨어있다.

홈페이지를 멋지게 꾸미는 것 못지않게 각종 콘텐츠와 서비스기능을 뒷받침
하는 백오피스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수백만권의 책을 빠르고 정확하게 검색하는 DB관리능력, 서평과 도서정보
등 책을 입체적으로 소개하는 콘텐츠 제공, 원하는 시간에 책을 받아볼 수
있는 물류인프라 등이 이 팀장이 강조하는 성공요인이다.

인터넷 교보문고는 현재 북클럽운영팀과 콘텐츠팀을 두축으로 한다.

북클럽운영팀은 주로 마케팅과 물류를 담당한다.

콜센터를 운영하며 고객의 책주문과 불만사항도 처리한다.

콘텐츠팀은 신간정보 서지정보 등 각종 데이터를 신속하게 올려 고객의
쇼핑을 돕는다.

시스템 구축에는 25억여원이 투입됐다.

교보문고는 현재 국내서적 35만권, 외국서적 15만권의 DB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의 서적도매상인 베이커&테일러와 협력, 1백70만권의 외국서적DB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원에게 구매액의 일정량을 되돌려주는 마일리지제도,
특정 재고도서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할인판매전 등 다양한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결과 97년 9월 매출액 4천5백만원, 회원수 4만4천명으로 시작했던
북클럽이 지난 3월엔 매출액과 회원수가 각각 8억1천만원과 19만명으로
급증했다.

올해엔 1백4억원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서적시장에서 43%를 점유하는
45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인터넷 교보문고에도 고민은 있다.

인터넷 판매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원인은 물류비와 신용카드수수료에서 생긴다.

인터넷 고객의 1인당 평균 구매액은 3만원선.

이 경우 7천5백원이 영업이익으로 생긴다.

여기서 택배비(3천원)와 신용카드수수료(1천50원.3.5%)에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을 빼면 오히려 손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손익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인터넷 교보문고는 수익성을 높이고 인터넷 서점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발전
계획을 수립했다.

교보문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홍보.마케팅전략과 다양한 포털사이트들과의
전략적 제휴가 골자다.

출판사에 DB와 도서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합리적인 출판유통을 유도한다는
기업간 거래(B-to-B)전략도 마련했다.

교보문고는 지난해에만 8백60만권의 책을 팔았다.

이영조 팀장은 인터넷 서점이 자리잡아감에 따라 향후 2~3년내에 온라인
판매량이 전체 매출의 30%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