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텔의 펜티엄III보다 2배이상 빨리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중앙연산처리장치(CPU) 시제품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진대제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사장(비메모리반도체 사업 담당)은 22일
(현지시간) 뉴욕 웨스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컴팩사와 공동으로
1초에 10억개의 정보를 처리할수 있는 64비트급 1기가 헤르쯔(GHz) "알파"
CPU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알파칩은 타이타닉과 같은 영화화면을 초당 60장면(신문 8천페이지
분량) 전송할 수 있다.

삼성은 이 알파칩(모델명 EV6)을 이날 뉴욕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PC
전시회인 PC엑스포에 출품, 시연회를 가졌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외에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게 됐다.

CPU는 컴퓨터 두뇌에 해당하는 역할을 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주력제품
이다.

1기가 알파칩은 손톱만한 크기의 칩위에 1천5백2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것으로 0.18미크론(1미크론은 1백만분의 1m)급 초미세 가공기술과
6층 다층배선기술을 적용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 제품은 인텔이 최근 발표한 5백50메가Hz 제품보다 정보처리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한번에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정보처리 능력도 역시 2배
이상 많다.

인텔은 휴렛팩커드와 손잡고 내년 상반기중 64비트급 CPU인 머시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기가 알파칩 샘플을 내년초 선보이고 내년 중반부터 양산에
들어가 인터넷 서버, 네트워크, 멀티미디어용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마케팅은 삼성과 컴팩이 공동으로 설립한 미 API사가 맡게 된다.

삼성은 알파칩으로 올해 작년의 4배인 2억달러, 2002년엔 연간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2002년 세계시장점유율 3.5%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위해 올해와 내년에 걸쳐 12억달러를 비메모리 반도체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진대제 대표는 "1기가 알파칩 개발로 멀티미디어 시대에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자리에 설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마이크로소프트사와 64비트 윈도용
으로 알파칩을 공급하기로 이미 합의해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 뉴욕=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