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기지역 미분양...거래도 끊겨 ]

한동안 활기를 띠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가라앉고 있다.

수도권 최고 인기지역인 용인 수원에서조차 대량으로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1,2순위에서 한가구도 청약하지 않은 아파트까지 나왔다.

"떴다방"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아파트는 한 두곳에 불과하고 대부분
견본주택이 썰렁할 정도로 청약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기존 아파트시장도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다.

비수기에 접어든데다 매도.매수 호가 공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탓이다.

용인 파주 양평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조금씩 살아나던 토지시장도 문의가
주춤해지면서 수요자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침체기미가 가장 뚜렷한 곳은 신규 아파트 시장이다.

국세청이 "떴다방"을 단속할 정도로 청약과열현상을 나타냈던 용인에서
최근 공급된 아파트는 대부분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다.

이달 용인에서 공급된 7개단지중 1순위에서 청약이 끝난 곳은 상갈지구
대우.현대아파트와 구성면 LG아파트 뿐이다.

구갈2지구 신안아파트(25평형 3백88가구)는 1,2순위에서 한가구도 청약하지
않았다.

풍림산업과 신안종합건설 공급분도 청약률이 15%를 밑돌았다.

용인 이외의 수도권에선 미분양이 더 심각하다.

수원 천천2지구에서 이달 공급된 신명, 경남.신성.동부, 우방, SK.한화
아파트는 모두 순위내에서 미달사태를 빚었다.

27평형 5백94가구를 공급한 신명은 3순위까지 30명만 청약했고 SK.한화도
5백20가구중 2순위까진 29명만이 신청하는 부진을 보였다.

김포 풍무동 동보 매그너스타운(1천8백가구) 의정부 신도 파크타운(1천6백
가구) 안산 주공아파트(1천6백16가구) 등도 미분양이 대량으로 발생, 선착순
접수로 넘어갔다.

그밖의 지방에선 아예 분양자체가 없어 신규 분양시장이 올스톱된 상태다.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기미가 역력하다.

서울 강남과 분당 일산신도시에서도 매매 전세 모두 거래가 끊겨가고 있다.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이 내놓는 호가만 벌어지는 양상이다.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는 강남지역에선 전세물건을 구하려는 수요자가
있지만 매물이 없어 정상적인 시장기능이 마비된 실정이다.

서울 상계동과 남양주 용인 의정부 등 수도권 외곽지역은 이달들어 문의
조차 뜸해 개점휴업 상태라고 현지 부동산업소들은 전한다.

용인 양평 파주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간혹 거래가 이뤄지던 토지시장도
최근 매수자들의 입질이 끊겼다.

IMF 한파로 가격이 30%이상 폭락한 급매물이 쌓여 있으나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광영 한국부동산컨설팅 사장은 "한탕주의를 노리는 시중 뭉칫돈이 일부
고급아파트와 업무용빌딩쪽으로 흘러들고 있지만 부동산시장 전체엔 냉기가
짙게 깔려 있다"면서 "이같은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은행주 폭등...6일째 상승곡선 ]

사상최대의 흑자를 낼 것으로 추정되는 은행주의 폭등에 힘입어 주가가
6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2.66포인트 오른 888.63에 마감됐다.

연중 최고치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6일이후 계속해서 상승커브를 그렸다.

업종별로는 은행주의 상승폭이 특히 컸다.

외환은행이 상한가를 기록하는등 전종목이 올랐다.

은행업지수가 260.39로 전날보다 무려 8.8%(21.06포인트)나 뛰었다.

지난 1년간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은행들이 올상반기 사상 최대규모의
흑자를 낼 것이란 분석이 은행주에 대한 매수세를 유발했다.

외국인들이 특히 은행주를 많이 샀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외환은행 국민은행 주택은행 등 은행주를 집중적
으로 사들였다.

은행주 상승은 다른 금융주 상승을 이끌었다.

증권주들이 오랜만에 큰폭으로 반등했다.

위탁수수료 인하경쟁이라는 악재에 눌린 주가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다.

외국인매수추천이 몰린 보험주들도 강세였다.

최근들어 해외주식시장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매목도 주식매수심리를
자극했다.

투신권은 이날도 거침없이 주식을 사들어가 외국인과 더불어 "쌍끌이"
장세를 연출했다.

은행주의 폭등으로 장중 한때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900선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마감직전 차익매물이 쏟아져 상승폭이 둔화됐다.

증시 관계자들은 블루칩 중가블루칩에 이어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은행주로
순환매가 돌았다며 앞으로 실적호전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환 마이다스 자산운용 이사는 "주간단위로 유상증자물량이 사상 최대인
시점에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며 "주가가 95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