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우황청심원에 천연사향을 쓰지 못하게 됨에 따라 우황청심원
제조업체들이 대체물질을 사용한 우황청심원으로 시장쟁탈전에 돌입했다.

광동제약은 사향대체물질의 하나인 영묘향으로 내년부터 우황청심원을
생산하기로 했다.

영묘향은 사향고양이의 음부와 항문 사이에 위치한 향선낭에서 나오는
분비물로 맛이 쓰며 독이 없는 대신 향이 천연사향과 비슷하다.

아프리카 중국 등지에서 생산되며 가격은 천연사향의 10분의 1수준이다.

광동제약은 최근 영묘향이 천연사향보다 약효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다른 대체물질을 쓰려는 경쟁업체들을 공격하고 나섰다.

서울대 천연물연구소 마응천 교수팀은 "영묘향을 쓴 사향대체처방
우황청심원은 사향을 쓴 기존 우황청심원에 비해 뇌허혈증 고혈압 심계항진
등 순환계질환과 중추신경및 자율신경계질환에 약효가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경쟁사인 조선무약은 이에앞서 자체개발한 사향대체물질인 엘-무스콘
[l-Muscone)을 개발, 이달초부터 우황청심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조선무약은 대체물질로 만든 우황청심원을 가장 먼저 출시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광동제약은 이에 영묘향으로 대응하기로 하고 이미 실시한 약효동등성
시험(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혈중농도및 약효를 측정하는 시험) 외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정식 임상시험을 추가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법규로는 이미 허가된 의약품의 처방을 변경할 때는 약효동등성
시험만으로 충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회사 관계자는 "굳이 비용을 들이면서 임상시험을 추진하는 이유는
영묘향의 약리효과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