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매도세가 다시 주가를 괴롭히고 있다.

잊을만 하면 출몰하는게 프로그램매도 망령이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거나 하락세로 조정을 보일때 나타난다.

최근엔 며칠새 하루평균 1천억원 가까이 쏟아져 나왔다.

증시소화력이 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주가에 부담을 주기에 충분하다.

25일 장중에도 프로그램매도물량이 늘어날 때마다 종합주가지수가 되밀리는
모습이었다.

이런 현상은 순환매 작용으로 매수세력이 흩어질수록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외국인마저 연일 순매도로 가세하면 힘겨워질 것이라는 얘기다.

<>프로그램매수 잔고 =증권거래소에 신고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약
6천억원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시장베이시스(선물가격-KOSPI 200지수)가 2포인트 이상인 상태에서
매수차익거래(선물매도 현물매수)로 쌓였다.

최근 시장베이시스가 2포인트 이하로 떨어지자 단기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청산매물을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프로그램매도물량이 흘러나오는 것은 선물가격이 약하기 때문이다.

현물주가를 주도할 정도로 강하지 않다.

최근 선물가격은 현물주가의 눈치만 슬금슬금 엿보고 있다.

강한 상승세로 치고나갈만한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탓이다.

<>영향 =순환매가 이뤄지며 시장에너지가 분산되고 있는 국면이어서
프로그램매도세의 영향력은 커진다.

주요 매도종목이 한전 삼성전자등 싯가총액이 큰 종목들이어서 그렇다.

순환매로 이런 지수관련주들이 힘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프로그램매도물량
까지 겹치고 있는 것이다.

지수관련주의 약세는 종합주가지수 상승폭을 줄이거나 종합주가지수를
끌어내리게 된다.

증권업계 선물관계자들은 "투신사들이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스런
지수관련주 대신 덜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편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프로그램매도물량은 주가부담->선물가격 약세->
프로그램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소화력과 주가전망 =문제는 소화력이다.

지난 10일 선물.옵션만기일에 2천억원에 가까운 프로그램매도물량이 소화된
것같은 소화력을 말한다.

이런 소화력으로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52포인트나 폭등했다.

소화력은 역시 투신권의 매수여력으로 잴 수 있다.

최근 뮤추얼펀드와 주식형수익증권이 신규로 설정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3일동안에만 약 1조2천억원의 시중자금이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몰려들었다.

다만 미국금리 인상에 따른 미국 주가폭락사태등이 발생할 것을 두려워해
투신권이 주춤거린다면 소화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저가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게 투신권의 여전한 전략이지만 말이다.

계속 순매도를 보이고 있는 보험 은행등에 기대할 수는 없다.

일반투자자들도 저가주로만 몰리고 있는 경향이다.

전문가들은 주가상승세가 꺾이진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세, 프로그램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당분간 조정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만만찮다.

종합주가지수 900을 눈앞에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