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도중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나 서울중앙병원에 입원중인 민영미
(35)씨는 27일 입원 이틀만에 아침식사를 하는 등 점차 건강을 되찾고 있다.

전날 밤 두 아들과 감격적인 재회의 기쁨을 나눈 민씨는 이날 오전 7시40분
께 쌀밥과 죽 삼치구이 배추나물 잡채 등으로 짜여진 밥상을 절반 정도 비웠
으며 심리적으로도 안정되고 있다.

이처럼 안정을 되찾자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오전 10시30분께 병원을
찾아와 5분 가량 민씨를 면회했다.

정명예회장은 민씨의 건강 상태를 붇고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씨의 남편 송준기(38)씨는 "관계기관 인사들이 북한에서 있었던 일들을
아내에게 물어보는 것 같았다"면서 "조사를 받을 때는 병실 밖으로 나와 있
어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씨는 26일 주치의 김성윤(40)교수에게 "신체적 위해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민씨가 억류된 뒤 정신을 차려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민씨는 수면시간과 식사를 충분히 제공받았지만 불안감 등으로 인
해 30분~1시간 정도씩 토막잠을 잤으며 음식물도 제대로 먹지못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씨가 석방전에 북한측에 자술서를 썼는지, 썼다면 내용은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의료적인 부분 이외에는 답변할 수 없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병원 측은 민씨의 건강상태가 호전돼 곧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양준영 기자 tetri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