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미국 시티은행과 전략적 제휴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7일 "시티은행에서 자본과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해
초우량은행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작년말부터 제휴협상을 벌여 왔다"고
말했다.

또 "신규사업으로 신용카드합작법인을 세워 소매금융부문에서 상호 협력
하는 방안도 협의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승유 행장은 협상상대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큰 쟁점은 상대가
경영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티은행은 협상과정에서 하나은행의 지분을 20%이상 확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2억~3억달러규모를 투자하고 경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티는 상임이사을 파견하는 등 사실상 공동경영을 원하고 있으나 하나은행
은 비상임이사 1명정도만 할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5일 창립기념일을 기해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려 했으나
이같은 쟁점 때문에 합의가 늦어지고 있다.

또 시티은행안의 기업금융부문과 소비자금융부문 합병한 트래블러스그룹 등
3자간에 입장조율도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티은행과의 협상은 걸림돌이 적지않아 결론을 내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휴가철이 끝나면 MOU 체결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시티은행 외의 다른 미국계 금융기관 2개와도 접촉하고 있으나
시티은행 만큼 진전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계자는 "다른 외국금융기관이 제휴후보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티은행은 전세계적으로 경쟁관계인 HSBC (홍콩상하이은행)가 서울은행을
인수해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제일은행 인수,
시중은행 점포인수 등과 함께 국내시중은행과 제휴하는 방안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