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중 <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를 계기로 성장단계를 지나
성숙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다시 말해 철강 시장은 그동안 투자한 대규모 과잉 생산설비로 공급능력이
확대돼 공급자 시장에서 구매자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따라 새로운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예전처럼 생산규모 확충을 통한 매출 극대화보다는 경영합리화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 전략이 필요하다.

또 경영합리화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 전략은 자산 효율성 향상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 전략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철강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먼저 생산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한 업체 혹은 업체간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

저수익 품목의 생산을 줄이고 아웃소싱을 활성화해야 한다.

구색 맞추기 차원에서 모든 제품을 생산하려고 하면 더이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신일본제철과 가와사키제철이 H형강의 지역별 생산 및 판매에서 서로
협력키로 한 게 좋은 사례다.

또 최근 진행되고 있는 브리티시스틸과 베들레헴스틸 등 유럽과 미국의
철강 회사 인수합병도 설비 재배치를 통한 과잉설비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
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일본에서 예상되는 고로업계간 인수 합병을 통한 경쟁력 향상은
한국 철강업체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다음으로 기술개발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 효율적인 조직개편과 인원
합리화 등 원가절감이 생존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철근 형강 등을 포함해 내년부터는 냉연강재 등 거의 전 품목에서 공급과잉
으로 인한 판매경쟁이 예상된다.

또 최근 국제 철강가격이 회복되는 추세지만 지난 80년대 및 90년대의
가격수준과 비교할 때 아직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판매 및 가격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원가 경쟁력을 갖추는게
유일한 방법이다.

일본 철강업체도 88년 버블붕괴 이후 현금흐름내에서 설비투자를 하고 있다.

이밖에 금융비용을 줄이고 저수익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원가절감의 한 방법이다.

수요자와 밀착, 시장을 확보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전략도 반드시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철강산업은 수요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구매자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요자 중심의 생산 판매 전략과 신시장
공략 방안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철강컨설턴트인 WSD의 피터마커스씨는 차별화 전략에 따른 제품생산
을 강조한다.

이는 고객 지향의 생산 판매를 의미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철강의 주원료인 고철의 유통구조 합리화를 통한 원가절감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보다 20~30% 높은 국내 고철가격은 미니밀업체의 수출경쟁력과 수익성
향상에 걸림돌이 된다.

이밖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 빚고 있는 통상마찰을 축소하기 위한 노력도
업계와 정부가 긴밀하게 협조해 극복해야 할 과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8일자 ).